[도전 DNA 되살리자] 기술·아이디어로 무장… 꿈 실현 위한 도약 준비 ‘끝’ 기사의 사진
방승온 지와이네트웍스 대표가 11일 서울 마포구 IBK창공센터 사무실에서 스마트폰 얼굴 인식으로 맥박과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시연하고 있다. 지와이네트웍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초정밀 이미지분석 API(애플리케이션 운영체제) 개발 업체다. 윤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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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전문가인 강명구씨와 평범한 영업사원이었던 방승온씨. 얼핏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둘은 지금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은 꿈을 꾸고 있다. IBK기업은행 서울 마포지점 건물에 마련된 ‘IBK창공센터’. 두 사람이 각각 이끌고 있는 혁신 벤처기업 엠케이이엔티와 지와이네트웍스는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창공(創工)’은 창업공장을 줄인 말이다. 이 센터는 기업은행이 지난해 12월 ‘동반자금융’의 일환으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문을 열었다. 입주기업에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금융 컨설팅과 투자·융자 등을 지원한다. 현재 엠케이이엔티와 지와이네트웍스를 포함한 20개 기업이 공모를 통해 선정돼 IBK창공센터에 입주 중이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는 뛰어나지만 적절한 자금 지원이 필요했던 강씨와 방씨에겐 날개가 생긴 셈이다. 창공센터에서 창공(蒼空)을 향해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을 지난 11일 만났다.

▒ 지와이네트웍스 방승온 대표

AI 기반으로 실시간 초정밀 이미지 분석하는 API 개발
2000년 중후반 중국산이 시장 장악하면서 도전 시작
올 목표, 80만개 CCTV 시장 1%인 8000개까지 채널 확대


두 남녀가 엘리베이터에 탔다.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장난을 치다가 갑자기 남성이 여성을 밀치자 경고메시지가 떴다. 남성이 여성을 때리고 한쪽 팔을 끌고 내릴 때까지 ‘폭력이 발생했다’는 메시지는 계속됐다.

이는 설정된 상황이다. 지능형 영상분석 알고리즘 전문기업 지와이네트웍스가 개발한 ‘안심엘리베이터’ CCTV를 통해 본 화면이다. 엘리베이터에 달린 CCTV가 탑승자의 움직임을 분석해 폭력이 발생했는지 바로 알려준다. 덕분에 위급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지와이네트웍스는 닥프렌즈와 함께 얼굴 인식만으로 맥박과 스트레스지수를 알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만들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몇 초간 얼굴을 인식시켰을 뿐인데 접촉식 기기와 흡사한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다.

지와이네트웍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초정밀 이미지 분석 API를 개발하는 업체다. 이미지 분석 API는 CCTV나 일반 카메라로 들어오는 영상정보를 목적에 맞게 쓸 수 있도록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2016년 1월 설립한 이 회사는 지금까지 사람의 얼굴과 행동·화재·자동차 등을 인식하는 API를 20개 넘게 만들었다. 서울 마포구 IBK창공센터 사무실에서 만난 방승온(41) 대표는 지난 11일 “현재 지와이네트웍스의 기술은 얼굴 인식을 통해 심박수를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섰고, 입력된 이미지의 진위를 파악하는 수준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 대표가 원래부터 기술자였던 건 아니다. 그는 11년 동안 CCTV와 녹화기기를 해외에 판매하는 영업사원이었다. 그랬던 그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0년대 중후반 중국산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다. 그는 “값싼 중국산을 국내 제품이 이기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의료영상업에 종사하던 친형과 함께 2016년 1월 지와이네트웍스를 열었다. 그는 “기술도 그렇고 사업도 그렇고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 작지만 기업을 운영할 땐 영업과는 다른 능력이 필요했다”며 “그럴 때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생각했고, 지금도 묵묵히 해나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다. 방 대표는 “우리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대신 적정한 기술로 적정한 서비스를 개발해 최대한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지와이네트웍스는 지난해 30여개 업체와 합작을 진행했다. 이 중 70%가 지와이네트웍스의 API를 이용하고 있고, 300개의 채널(카메라 개수)에 적용되고 있다. 지와이네트웍스의 올해 목표는 80만개 CCTV 시장의 1%인 8000개까지 채널을 늘리는 것이다.

홍석호 기자

▒ 엠케이이엔티 강명구 대표

애니메이션 제작·기획부터 저작권 통한 웹툰·영화로 분야 넘나드는 콘텐츠 제작
포화상태 국내 시장 넘어 해외 진출로 돌파구 마련
2020년 코스닥 상장 목표


그는 어려서부터 만화를 사랑했다. 만화방에서 살며 새로 나온 만화책이며 잡지를 닥치는 대로 읽었다. 고등학생 때 밤새워 읽은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 같은 만화는 장면 하나하나가 생생하다고 했다. 엠케이이엔티 강명구(42) 대표 얘기다. 강 대표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졸업한 뒤엔 ‘영화판’도 경험했다. 하지만 결국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로 돌아왔다. 그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7년간 감독으로 일하며 KBS에서 방영한 ‘딸기가 좋아’ ‘로봇 찌빠’ 같은 작품도 남겼다.

강 대표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건 지난해 3월이다. 감독으로 있던 제작사가 매각되자 그는 자신의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작 중심의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한계가 분명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제작·기획은 물론 저작권을 통해 웹툰, 영화로 분야를 넘나드는 콘텐츠를 만드는 엠케이이엔티를 꾸렸다. 엠케이이엔티는 유럽 7개국에 지사를 둔 스페인 배급사와 계약을 했다. 이를 통해 엠케이이엔티가 만든 신작 애니메이션 ‘박스히어로’는 유럽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방영보다도 해외 진출이 먼저다. 인도의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 툰즈 미디어그룹도 엠케이이엔티에 합작을 제안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작 직원 7명이 전부인 이 회사는 어떻게 1년 만에 이렇게 성장했을까. 강 대표는 나라마다 다른 지역·문화 차이를 이해하는 것을 비결로 꼽았다. 그는 지난 11일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인기를 많이 얻는다. 타깃도 아동이 많다. 반면 유럽에서는 독특하고 기존에 없었던 캐릭터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캐릭터도 해외에 나가면 외면받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강점은 2D, 3D, 플래시, 가상현실(VR)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제작해 본 경험이다. 그리고 제작만 하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에 시장 분석을 마치고 그 나라에 맞는 작품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크지 않다. 또 해외 애니메이션의 외주공장 역할을 하는 데 그친다. 드물게 뽀로로나 라바 같은 대박이 터지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애니메이션 시장 자체를 키우지는 못한다. 때문에 업계에선 제작비 마련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엠케이이엔티는 해외 시장 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강 대표는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협소한 데다 포화상태여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해외 우수 인력과의 합작으로 비용을 아껴 다양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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