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결국 퇴진… 선관위 “5000만원 셀프 후원 위법” 기사의 사진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최고경영자 간담회에 참석해 머리를 쓸어 올리고 있다. 김 원장은 이날 자신의 국회의원 시절 후원금 기부 등에 대해 선관위의 위법 해석이 나온 이후 사의를 표명했다. 윤성호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6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임기 막바지에 자신의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임에 기부해 ‘셀프 후원’한 행위는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원장은 선관위의 결정이 나온 뒤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달 30일 임명 이후 17일 만의 낙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선관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김 원장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에 대한 사표 수리로 이번 논란이 막을 내릴지, 인사 검증에 실패한 청와대 민정라인의 책임론으로 불이 옮겨붙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선관위는 경기도 과천 선관위 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김 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위법성 여부를 묻기 위해 청와대가 보낸 질의서 내용들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지난 12일 국회의원이 임기 말에 후원금으로 기부하거나 보좌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주는 행위, 피감기관의 비용 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행위,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해외출장을 가는 행위, 해외출장 중 관광을 하는 행위 등 4가지 사안의 적법성 여부를 선관위에 공식 질의했다.

가장 큰 쟁점은 김 원장이 국회의원 임기를 한 달도 남겨 놓지 않았던 2016년 5월 19일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자신이 회원으로 있던 민주당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에 기부한 행위의 적법성 여부였다.

선관위는 “국회의원이 시민단체 또는 비영리법인의 구성원으로서 종전의 범위 안에서 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 특별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제공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다”고 결론 내렸다. 선관위는 김 원장은 ‘더좋은미래’에 통상적으로 20만원을 기부했다가 갑자기 5000만원을 기부한 것은 종전의 범위를 현저히 초과한 금액이라고 봤다.

선관위는 이어 통상 범위 안에서 국회의원이 보좌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전달한 것은 정치자금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또 국회의원이 피감기관 등의 비용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것은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외출장의 목적과 내용, 업무 연관성, 피감기관의 비용지원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마지막으로 국회의원이 출장 목적 수행을 위해 보좌직원 또는 인턴직원을 대동하거나 해외출장 중 휴식을 위해 일부 관광에 소요되는 경비를 정치자금으로 지출하는 것만으로는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김 원장이 정치자금으로 여비서와 함께 출장을 가 여행을 한 부분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관위의 결정이 나오면서 김 원장은 자진 사퇴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3일 “김 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가 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김 원장으로선 퇴로가 없었다.

하윤해 문동성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