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초롱-조윤석]  중국에 미세먼지 항의하라고? 기사의 사진
‘중국에 미세먼지 문제를 항의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20만명을 넘었다. 그들에게 미세먼지 문제는 명백히 중국이 주원인이고 무엇보다 중국이 변해야만 우리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크고 중요한 원인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중국은 매일 일정한 양의 미세먼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겪는 미세먼지가 심한 정도는 매일 다르다. 그렇다면 중국 말고 다른 원인이 있다는 말 아닌가.

우리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낮추고 화를 부르는 미세먼지의 진짜 원인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일이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 화석연료는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를 늘리고, 늘어난 소비는 산업화를 확대시켜 또다시 화석연료 사용을 늘린다.

높아진 삶의 질은 인구도 늘리고, 늘어난 인구는 2018년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도시에 살 수 있게끔 도시화 규모를 키워버렸고, 늘어난 초거대 도시 메가시티들은 전에 없던 빠른 속도로 지구상의 녹지를 줄어들게 한다.

도시가 확대되면서 녹지가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포장돼 빗물 저류량이 줄어든다. 빗물 저류량이 줄게 되면 지면에서 대기로 증발되는 수증기의 양과 식물 잎 표면에서 대기로 증산되는 수증기의 양이 줄어 강수량이 감소한다. 강수량이 줄면 오염물질 세정 능력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증가시킨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의 복사에너지가 감소하고 지표면에서 부근의 상승기류가 약해져 그 지역의 혼합고를 낮춘다. 낮아진 혼합고는 환경 용량을 줄이고 줄어든 환경 용량은 또다시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다.

다른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는 한반도 상공의 침강역전층 형성인데 역전층이 형성되면 공기가 순환하지 않고 정체되기 때문에 미세먼지 등 오염원이 분산되지 못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이는 중국에서 시작한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이 편서풍을 타고 오다 한반도 상공에 머무르며 대기가 안정돼 버린 까닭인데, 겨울철이면 발달해야 하는 시베리아 기단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차고 깨끗한 북서계절풍이 이미 안정된 역전층을 밀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서계절풍이 약화된 이유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 빙하가 녹아 면적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올 2월 그린란드 북단 모리스제섭곶(Cape Morris Jesup) 관측소에서 영상을 넘는 온도가 61시간 가까이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영상 기온이 측정된 최장 기록은 2011년 1월부터 3월까지 16시간이었다. 현재 북극은 1년 중 가장 추운 계절로 지난달 21일까지는 태양이 뜨지 않는 시기임에도 예년보다 30도가량 높은 상태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북극의 이상 기온 현상에 전 세계 과학자들은 놀라움과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마디로 더 이상 북극이 춥지 않다는 것이다.

북극이 추워야 찬바람이 쌩쌩 불고 미세먼지를 날려버릴 텐데 이제 더 이상 북극은 그리 춥지 않은 곳이 되고 있다. 40년 이상 이 땅에서 산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예전과 같은 바람이 없어졌다. 장마도 없어졌지만 바람도 없어졌다. 이맘때면 처녀총각 가슴을 설레게 하는 봄바람, 여름에는 이마에 땀을 씻어주는 고마운 여름바람, 가을에는 옆구리가 시린 싱글들을 몸서리치게 하는 가을바람, 겨울이면 쨍,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차고 깨끗한 겨울바람이 사라졌다.

이 모든 일은 인간이 삶의 질을 높인다며 화석연료를 사용함으로써 생긴 온실가스가 만들어낸 현상들이다. 중국에 제대로 된 항의도 해야겠지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끝으로 그놈의 삶의 질을 위해 삶의 질을 희생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조윤석 십년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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