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차든지 덥든지 하라

요한계시록 3장 14∼18절

[오늘의 설교] 차든지 덥든지 하라 기사의 사진
오늘 본문은 소아시아 일곱 교회 중 마지막 교회인 라오디게아 교회에 주신 주님의 메시지입니다. 다른 여섯 교회와 마찬가지로 이 본문은 당시 그 지역의 배경과 특징을 충분히 고려해 해석해야 주님이 말씀하신 영적인 교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라오디게아 지역은 세 가지로 아주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첫째, 은행에 금이 많았습니다. 얼마나 많았으면 지진이 일어나 건물이 무너지고 엄청난 경제적 손해가 발생했을 때도 로마로부터의 도움마저 뿌리쳤을 정도였습니다. 둘째, 안약으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라오디게아에는 헤로필로스의 의료법에 따른 의과대학이 있었고 유명한 약을 제조하는 제약회사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중 눈병에 특효약이 많았습니다. 셋째, 옷감으로 소문난 산지였습니다. 이곳은 루카스 계곡의 넓고 기름진 땅에서 목양과 목화 재배가 활발했습니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면 풍성한 재물과 의약품, 직물을 바탕으로 풍요로운 삶을 사노라고 충분히 자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지역에 대한 주님의 진단은 180도 달랐습니다. 주님은 그들이 가난하고 눈멀고 벌거벗었다고 지적하십니다. 재물과 의약품, 직물을 풍성하게 가진 그들에게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주님은 그들의 문제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끄집어내 설명하십니다.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뜨겁지도 아니하도다(15절)”고 말씀하십니다. 차갑든지 뜨겁든지 해야지 미지근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여기에 영적인 의미를 집어넣어 ‘차가운 신앙’과 ‘뜨거운 신앙’으로 해석해 왔습니다. 하지만 ‘뜨거운 신앙’은 쉽게 이해되더라도 ‘차가운 신앙’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건 어렵습니다. 다행히 당시 라오디게아 지역의 특성을 잘 아시는 주님께서 그들만이 지니고 있는 지역적 배경을 활용해 말씀하신 것이란 사실이 뒤늦게나마 밝혀졌습니다.

라오디게아 지역은 큰 장점을 지닌 반면, 물이 좋지 않다는 결점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약 16㎞ 떨어진 골로새에서 차가운 음용수를 수로를 통해 끌어왔습니다. 또 9㎞ 떨어진 히에라볼리에서 뜨거운 유황 온천물과 탄산수, 온천수도 수로를 통해 끌어왔습니다. 문제는 차가운 물이나 뜨거운 온천수, 탄산수가 수로를 통해 라오디게아까지 오는 동안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물로 변해 마시는 사람으로 하여금 구토를 유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차가운 신앙’과 ‘뜨거운 신앙’의 의미로 말씀하신 게 아니라 차가운 것은 차가운 대로 시원한 냉수처럼 유익을 주고, 뜨거운 것은 뜨거운 대로 온천수처럼 유익을 주지만 ‘미지근한(lukewarm)’ 것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님은 그들의 문제만 지적하신 것이 아니라 대안까지 제시하셨습니다.

은행에 있는 물질적 금이 아닌 ‘확실하고 견고한 믿음’을 뜻하는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화려한 옷이 아닌 ‘성도들의 옳은 행실’을 의미하는 흰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면하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눈에 바르는 안약이 아닌 영적인 분별력을 갖게 하는 안약을 발라서 보게 하라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갖출 것을 다 갖춘 라오디게아 교인들은 자신들이 육체적으로 자랑하는 세 가지에 있어서 영적으로 치명적인 결함이 있음을 지적받았습니다. 돈 많고 유명세를 탄다 하더라도 주님이 인정하시지 못하는 삶을 산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주님이 오늘 나의 영적인 상태를 진단하셨을 때 나는 과연 주님께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우리 모두 주님께 칭찬받을 수 있는 참된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신성욱 교수(아세아연합 신학대 설교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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