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우승 日가와우치 “공무원 접고 마라톤에 인생 걸겠다” 기사의 사진
가와우치 유키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정점 길어야 10년이겠지만 싸울 기회 있을 때 싸워야” 내년 3월 ‘공무원 러너’ 졸업

최근 미국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한 일본의 ‘공무원 러너’ 가와우치 유키(31)가 내년 3월 공무원을 그만두고 프로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2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귀국한 가와우치는 “(선수로서) 내 정점은 아마 5년, 길어야 10년일 텐데 세계와 싸울 기회가 있으면 싸워야 하지 않겠느냐”며 “인생을 걸고 현재 상태를 타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와우치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제122회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해 2시간15분58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987년 세코 도시히코 이후 31년 만의 일본인 우승자다. 지난해 국가대표에서 은퇴해 선수로서 내리막인 줄 알았던 가와우치는 놀라운 레이스를 펼쳤다. 그는 “내가 이기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며 “마라톤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걸 내가 입증했다”고 말했다.

가와우치는 사이타마 현청 소속 공무원으로 구키시의 현립 구키고등학교에서 정시제(야간이나 조조 학습과정) 관련 사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학교 창립 100주년 사업도 추진 중이다. 공무원 러너로서 가와우치는 그동안 바쁜 나날을 보냈다. 평일에는 출근 전과 후에 훈련하고 틈틈이 몸 관리를 하면서 휴일엔 국내외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9년 동안 지속했다. 이번에도 귀국하자마자 학교로 직행해 밀린 일을 처리했다.

그는 “마라톤 출전으로 1주일이나 빠졌는데도 꽃다발을 주고 축하해주는 훌륭한 직장”이라며 “남은 1년간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청 교육과 담당자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가와우치 선수의 노력하는 모습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 연봉으로 약 500만엔(4950만원)을 받아온 가와우치는 보스턴에서 우승 상금으로 15만 달러(1억6000만원)를 받았다. 그는 “이 돈이면 3, 4년 활동할 수 있다”며 “금전적 불안이 없어져서 프로로 전향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육상을 시작한 가와우치는 대학 때 동아리에서 마라톤을 했고, 졸업 후 실업팀 입단 대신 공무원 취업을 택했다. 개인 최고 기록은 2013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8분14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동메달을 땄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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