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말테 <3> 유년시절 가인·노아·요나 같은 신비한 경험

성경 인물 이야기 지금도 반복돼… “말씀은 살아 있다” 피부로 느껴

[역경의 열매] 이말테 <3> 유년시절 가인·노아·요나 같은 신비한 경험 기사의 사진
이말테 교수(왼쪽)가 1963년 독일 펠트키르셴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형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이말테 교수 제공
내가 목사가 된 게 놀랍다고 했지만 돌아보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나님이 나를 처음부터 목회자로 인도하셨던 모양이다. 내 일생에는 하나님의 흔적이 수없이 많다.

유아세례를 받을 때 목사가 들고 있던 성경책을 잡았다고 한다. 이걸 보고 그 목사는 “이 아이가 하나님 말씀을 잡으려고 한다. 나중에 목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를 모르고 있었다. 신학 공부를 시작하고 몇 년 지나서야 어머니가 말씀해 주셨다.

어릴 때부터 어린이 성경책을 읽었다. 읽었던 이야기들이 꿈에 등장하곤 했다. 꿈뿐만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성경이 말하는 이야기와 매우 비슷한 일들을 경험했다.

난 성경 속 가인처럼 내 형을 죽이려고 한 적이 있다. 숨바꼭질을 했는데 형과 형의 친구가 약속한 지역을 벗어나 버렸다. 자기들보다 어렸던 내가 귀찮았던 모양이다. 열심히 찾아다녔지만 그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이 나를 두고 가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무척 화가 났다. 그때 달리기를 잘 못했지만 도끼를 들고 형을 죽이려고 뛰어갔다고 한다. 나를 발견한 어머니가 놀라 달려와서 도끼를 빼앗았다. 그러나 화를 쉽게 풀지 못했다. 배신감을 깊이 느꼈는지 많이 울었다고 한다. 나중에 성경을 읽다 보니 “내가 가인이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어린 시절이었지만 성경이 내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다.

하루는 서커스 공연단이 우리가 사는 마을로 왔다. 가족이 함께 구경하러 나갔다. 서커스 공연 중 갑자기 큰 폭풍이 불어 닥치고 소나기가 세차게 쏟아졌다. 천막이 날아갔다. 집중호우를 피하려고 모두가 근처에 있는 집들을 향해 달려가 지붕 아래로 피신했다.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바로 우리가 서 있는 옆집으로 피해 왔다. 도로가 강으로 변했다. 성경 속 ‘노아의 홍수’ 이야기가 떠올랐다.

동물원에 가서 하마를 구경할 때였다. 하마가 바로 내 앞에서 입을 열었는데, 입이 어찌나 크고 이빨이 얼마나 길었는지 깜짝 놀랐다. 그날 밤 꿈에서 나는 그 하마의 입으로 떨어졌다. 하마가 나를 삼켰다. 나는 한동안 하마 배 속에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하마가 나를 토해내는 순간 잠에서 깼다.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내가 요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하나님이 나를 요나처럼 동쪽으로 보내시고 나에게는 니느웨 같았던 서울에서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게 될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그때 이미 요나 이야기를 신화나 남의 이야기로만 보지 않았다. 성경 이야기가 옛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이야기도 된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과 연결되고 있었다.

신학 전공을 시작한 뮌헨대에서의 1학기 때 한 강의에서 교수가 “로마서 3장 21절을 찾으라”고 말했다. 나는 그때 로마서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내가 아는 성경은 어린이 성경뿐이었다. 어린이 성경에는 로마서가 없다. 그래서 구약에서부터 찾았다. 얼마나 창피했는지 모른다. 그래도 나는 성서를 이해하는 데 제일 중요한 것 하나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 “하나님 말씀은 살아 있다”는 것이었다(히 4:12).

하나님은 어렸을 때부터 나를 위해 계획하신 미래를 보여 주셨다. 이러한 경험들이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발견했다. 그때 이미 하나님이 나의 마음을 만지셨다.

정리=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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