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배병우] 서훈 원장의 폼페이오 ‘교육’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남북한의 종전선언 논의는 축복”(17일), 청와대 “남북 정상회담서 평화협정체제 논의”(18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핵·경제개발 병진노선 종료”(20일).

남북 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북·미 간 ‘빅딜’의 성공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은 그 대가로 미국에게서 체제 보장과 경제제재 해제를 확약받겠다는 게 빅딜의 기본 구조다. 최근 신호들을 볼 때 양측이 대가나 보상과 관련해 큰 틀의 합의를 이룬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온다. 변곡점은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의 전격적인 북한 방문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당시 폼페이오 내정자를 만난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사를 천명했다고 한다. 방북 이후 상원 외교위원회 주최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북한 정권 교체 필요성을 부인하는 등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폼페이오 내정자의 방북에 서훈 국정원장이 깊숙이 관여했고 서훈-폼페이오 라인이 풀가동됐다는 게 정설이다.

폼페이오 내정자는 지난해 1월 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중앙정보국(CIA) 국장이다. 북한 선제타격론을 주장하는 등 대표적 대북 강경파다. 북 핵·미사일 위협이 본격화하자 지난해 5월에는 CIA에 북핵 대응을 위한 특수 조직 ‘코리아 미션 센터’를 신설했다. 폼페이오 내정자가 북한의 실정을 이해하는 데 서 원장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는 “서 원장이 지난해 7월부터 폼페이오를 지속적으로 만나 좋은 관계를 맺었다. 어떤 면에서 서 원장이 그에게 북한 교육을 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CIA에도 북한 분석관들이 있겠지만 북한의 제도와 역사를 꿰고 있고 세세한 부분까지 아는 서 원장이 CIA 국장에게 북한의 실상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는 건 중요한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휴대폰은 경화(달러)로만 거래되는데 대당 300달러짜리 휴대폰이 북한에 500만대가 보급된 사실을 전해주자 폼페이오 내정자가 놀라워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는 폐쇄경제로만 알려진 북한에 15억 달러나 유통되고 있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북한 측 파트너인 김영철 통일전선부 부장도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서 원장의 막후 조정 능력과 설득력이 이번 남북,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상당 부분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배병우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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