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라동철] 금수저 대물림 기사의 사진
우리 사회의 빈부 대물림 현상을 꼬집는 ‘수저계급론’이란 게 있다. 개인적 노력보다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에 따라 개인의 사회적인 계급이 결정된다는 것인데 심각한 청년 실업, 부의 양극화 심화 등으로 인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실제로 부자 부모를 둬 어려서부터 엄청난 부를 쌓은 ‘금수저’들이 부지기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9일 종가기준으로 1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가 110명이었다. 평가액이 무려 617억원인 중학생도 있었다. 2013∼2015년 3년간 1693명의 미성년자가 1인당 평균 1억2247만원의 배당소득을 올렸다는 자료도 있다. 2016년 말 기준 12세 이하 어린이가 보유한 계좌 중 잔액이 1억원이 넘는 계좌가 607개, 평균 잔액은 2억4000여만원이었다. 부의 원천은 부모 등의 상속과 증여다.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주식부자 중 상속형은 65.2%로 일본(30%) 미국(25%)에 비해 월등히 높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이란 저서에서 상속에 의한 부는 부의 집중과 함께 부의 불평등 배분을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자신이 이룬 부를 피붙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부의 대물림 확대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대다수인 ‘동수저’ ‘흙수저’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 개인적 노력에 의한 계층상승 가능성을 차단해 사회의 역동성도 저하시킨다.

우리나라 상속·증여세 최고 세율은 50%로 미국 프랑스 영국 등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각종 공제 혜택이 있어 상속재산이 10억원을 넘지 않으면 상속세를 거의 내지 않는다. 상속·증여로 연간 60조원가량의 재산이 대물림되고 있지만 상속세를 납부한 피상속인은 2%도 안 된다. 증여세도 45%만이 납부했다. 상속·증여세의 실효세율을 높이고, 특히 변칙적인 상속·증여를 뿌리 뽑을 더 강력한 대책을 강구해야겠다.

라동철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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