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춘추-이명희] 드루킹 사건과 빅 브러더 네이버 기사의 사진
소설가 이문열은 얼마 전 한 신문과 인터뷰에서 “디지털 포퓰리즘이 가장 불행한 방법으로 우리 사회를 점령해 가고 있다”며 “인터넷 여론을 믿지 말라”고 했다. 디지털 포퓰리즘은 전 세계적 현상으로 그의 말을 빌리자면 중국과 러시아가 지금 저마다 황제를 옹립한 것도 인터넷을 통제하고 조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샤이 트럼프’라고 불리는 트럼프 지지층도 인터넷 여론 조작이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그는 2008년 6월 미국 쇠고기 광우병 촛불집회 때도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끔찍한 디지털 포퓰리즘의 승리’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리스 아테네의 직접민주주의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된 중대한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과 반대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SNS와 1인 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참여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가 만개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한편에선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에 기댄 여론 장악이나 여론 왜곡 현상을 경계한다. 런던정경대 학장을 지낸 독일 출신의 사회학자 랄프 다렌도르프는 “누군가의 포퓰리즘은 또 다른 누군가의 민주주의이고, 누군가의 민주주의는 또 다른 누군가의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참여민주주의와 디지털 포퓰리즘은 어찌 보면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인터넷을 통해 개개인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공론화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긍정적 이면에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여론을 가장한 왜곡과 조작이 가능하다는 부정적 면이 존재한다. 민주당원 김동원(필명 드루킹)씨 댓글조작 사건은 사이버 공간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준다. 여기에 멍석을 깔아주는 곳이 네이버다. 언론사들이 발로 뛰면서 취재한 기사들을 입맛에 맞게 포털 메인 화면에 인위적으로 골라 배치하고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매겨 매일매일의 어젠다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 댓글 공감 추천을 통해 원하는 글을 노출시키며 여론을 180도 뒤집을 수 있다. 네이버가 검색 시장을 75% 독점하고 있고 신문 등 기존 매체가 하청업체로 전락한 상황에선 네이버가 보여주는 뉴스만 보고, 네이버가 의도하는 대로 사고하는 ‘네이버 공화국’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선거에서 여론전은 중요하다. 가짜뉴스나 여론에 따라 지지율이 오르내리고 막판 결과가 뒤집히는 것은 다반사다. 드루킹이 이끄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이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이 37%까지 올랐을 때 ‘안철수는 MB 아바타’라는 네거티브 공격을 하자 지지율이 떨어진 게 이를 방증한다. 권력을 잡으려는 이들이 인터넷 여론전에 목매는 이유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 익명성을 무기로 한 인터넷 여론 조작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이대로 놔뒀다가는 정보를 쥔 빅 브러더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고 조작된 세상에 살게 될지도 모른다. 정보와 권력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그런 점에서 드루킹 사건은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거짓말 릴레이와 차고 넘치는 증거에도 미적대는 경찰과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에 충성하는 제 버릇 못 고쳤다고 치자. 도덕성을 우위로 국민들에게 표를 얻은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에 침묵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지난 3월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 “2017년 대선 댓글부대 진짜 배후가 누군지 알아? 깨끗한 얼굴 하고 뒤로는 더러운 짓 했던 이들”이라던 드루킹의 말이 무섭지 않다면 말이다. 김 의원이 드루킹 의혹을 보도한 기자 6명을 고소하며 추가 의혹 보도를 막고 오늘 경찰에 출석해 면죄부를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정권 바뀌면 댓글 조작 사건 수사 시즌 2가 펼쳐질지 모른다. 도려낼 부분은 도려내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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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논설위원 mh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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