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치료에 걸림돌 아니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에 희망을” 기사의 사진
의학 발달에도 여전히 완치가 불가능한 암이 있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 또한 그 중 하나다. 만성림프구성백혈병(Chronic lymphocytic leukemia, 이하 CLL)은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가 종양으로 변해 골수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이다. 말초혈액 내 림프구 수의 증가와 림프절 비대가 나타나고 간과 비장이 커지며, 빈혈과 혈소판감소증이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국내 CLL 환자가 연간 150∼200명 정도로 다발성 질환에 비해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고 환자가 주로 고령이기에 치료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나이로 보험급여가 정해져 약이 있어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연세의료원 혈약종양내과 김진석 교수는 “고령에서의 건강검진 시행률이 높아지며 간단한 혈액검사로 과거에 비해 조기발견이 쉬워졌지만 전이가 진행되기 전인 1기나 2기의 경우 치료에 따른 효과보다 부작용이 클 수 있어 3∼4기는 돼야 치료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과 달리 CLL은 발생기전이 복잡해 많은 치료제의 개발에도 여전히 완치는 어려운 병으로 알려져 있다”며 “최근 개발된 신약이 있지만 국내 보험기준에 제한이 있어 치료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치료 시 전신 상태, 유전자 이상을 동반하는 지 등 생물학적 위험여부 등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행 건강보험 급여기준은 법률상 나이에 따라 의약품별로 달라 경제적·행정적 요건이 치료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김전석 교수에 따르면 많이 사용되는 1차 치료법은 플루다라빈(fludarabine)-싸이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리툭시맙(rituximab) 병용요법인 FCR요법이다. 이는 치료효과는 좋지만 혈액학적 독성이 심하고 감염위험이 높아 주로 65세 이하의 젊은 환자에게만 권고된다. 70세 이상의 환자는 FCR요법에 비해 치료효과는 조금 낮지만 독성이 비교적 적은 오비누투주맙(obinutuzumab)-클로람부실(Chlorambucil) 병용요법인 GCh요법을 1차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FCR요법도 4∼5년 뒤 재발확률이 높아 2, 3차 치료옵션이 필요한 상황인데다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65세 이상 70세 미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선택지는 제한적이다. FCR요법을 사용하기에는 독성이 높아 부담이고, GCh요법은 나이 문제로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서다.

이에 김 교수는 “65세 이상 70세 미만 환자들이나 70세 이상이지만 전신상태가 좋은 환자군에서는 벤다무스틴(Bendamustine) 단독요법이나 벤다무스틴-리툭시맙 병용요법인 BR요법, 오비누투주맙(obinutuzumab)-벤다무스틴 병용요법인 GB요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허가와 보험급여기준의 빠른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김 교수는 “환자들이 경제적 문제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대체요법에 눈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CLL 등 희귀질환은 치료법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약하고 관심도가 낮은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준엽 쿠키뉴스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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