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과 학대의 갈림길]  학대 아동 치유·가정 회복에 관심 부족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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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감옥에 가거나 가정 해체돼 또 상처 입어
전문가 “모니터링 체계 마련해 정부가 감독해야”


가정 내 훈육과 학대를 엄격히 구분해도 숙제가 남는다. 가정 내에서 부모의 학대가 벌어질 때 국가권력이 개입할 수 있는 선이 어디까지냐는 문제다. 부모가 아동학대의 죗값을 치르는 과정에서 자녀들은 또 다시 상처를 입는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가급적 가정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판결이나 행정조치가 이뤄지지만 더 절실히 필요한 사후조치나 실질적 가정회복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하다.

10일 국민일보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함께 아동학대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아동학대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친부모는 44%, 계부모는 72%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로 기소됐지만 부모와 아이가 분리되진 않은 것이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모가 없을 때 가정해체와 자녀양육 문제가 있기 때문에 (판결이) 집행유예로 가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외국처럼 남의 아이를 맡아서 키워주는 시스템도 거의 없고, 피해 아동을 위한 시설도 (해외에 비해) 잘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법에서도 가정의 보존을 중시한다. 아동복지법 제4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해 보호할 경우에는 신속히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2016년 학대 피해아동 1만8573명 중 80%인 1만4773명이 원래 가정으로 돌아갔다. 최영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은 외국에 비해 학대의 증거가 훨씬 더 명확해야 자녀를 부모와 분리하는 방법을 취하지만 부모가 거부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문화적으로도 경찰 등 공권력이 가정에서 일어나는 학대에 깊이 개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도 학대 받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서울의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과장은 “(가정폭력 혐의를 엄격하게 적용하면) 자녀가 학원에 안 간다고 꿀밤 한 대 때린 것도 학대가 돼 부모를 체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부모를 구속하거나 전과자로 만들면 한 가정을 파괴하는 것처럼 여겨져 부담이 된다”고 했다. 반면 다른 경찰서 여청과장은 “아이를 훈육하려고 때린 거라는 식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아동학대가 적발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인식의 전환 및 정착을 위해서라도 현장 경찰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의 개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라도 훈육과 학대의 경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작업 없이 현재와 같이 가정 보존에만 무게를 두는 판결이 이어진다면 학대 피해 아동을 보살필 기관이 필요 없다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이 교수는 “아동보호시설에 1∼2건 보내는 것 말곤 대부분 귀가 조치하는 상황에선 학대 피해아동을 위한 기관이 확대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이를 가정에 돌려보내는 경우 다시 학대를 당하지 않도록 확실히 조치할 필요도 있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학대 피해 아동들은 가해자 부모에게 애증을 갖게 된다”며 “아이에게는 학대로 인해 받은 상처와 무력감 등을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부모에게는 제대로 된 훈육방법을 배울 기회를 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도 “학대 사실이 확인되면 가해 부모가 있는 집에서 아이를 무작정 돌보게 해서는 안되고 정부 차원의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 다시 학대가 벌어지지 않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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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언 조민아 기자 eon@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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