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정시모집 늘리면 ‘강남 쏠림’ 심화… 시뮬레이션서 확인 기사의 사진
정시 비율 50%로 높이면 강남 합격생 倍가량 증가
수시 합격 배출한 일반高 305곳서 171곳으로 급감


서울대가 정시모집을 늘리면 부유층이 많은 사교육 일번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출신에게 혜택이 집중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입시에서 정시 비율이 50%였다면 강남권 출신 정시 합격생은 현재보다 배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은 이보다 적게 증가해 계층과 지역별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것이다. 수시 일반전형에서 서울대생을 배출한 일반고는 305곳에서 171곳으로 급감했다.

이는 서울대가 2018학년도 지원자 전체의 입시 자료를 분석해 정·수시 비율 변화에 따른 당락 결과를 따져본 내용이다. 교육부 차관이 직접 나서서 서울 주요 대학에 정시 비율을 높이라고 요구하자 시뮬레이션을 해본 것이다. 서울대는 이를 근거로 정부의 정시 확대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는 10일 ‘서울대학교 정시모집 확대(안) 검토 결과’ 보고서를 입수했다. 보고서는 정시모집을 현행 20∼30%에서 40%나 50%로 높였을 경우 2018학년도 입시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분석한 결과가 담겼다. 이 같은 분석 결과가 공개된 건 처음이다.

정시가 늘어나면 강남 지역 출신 서울대 합격생이 비강남 출신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시 일반전형으로 입학한 강남3구 출신은 169명이었다. 정시 비율은 27%(수시 이월 인원을 포함한 실질 비율)였다. 같은 지원자를 대상으로 정시 비율을 40%로 늘리면 강남3구 출신은 254명, 50%라면 310명으로 늘어난다. 반면 군(郡) 출신은 현재 47명이 합격해 다니고 있는데 정시 비율을 40%로 높이면 59명, 50% 때는 67명 늘어나는 데 그친다. 정시를 50%로 확대하면 강남권 출신이 84% 늘어나는 반면 군 지역 출신은 43%만 증가하는 것이다.

강남 주요 고교인 세화고 중동고 휘문고 합격생은 배로 급증한다. 올해 이들 학교는 정시 일반전형에서 54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정시 비율이 50%였다면 101명이 합격했을 것으로 서울대는 분석했다.

도농 격차도 커진다. 2018학년도 입시에서 서울 출신 합격생은 357명으로 군 지역 출신 47명의 7.6배였다. 하지만 정시 비율이 높아질수록 서울 지역 합격생 수가 군 지역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격차가 커졌다. 50%가 되면 서울(632명)이 군 지역(67명)의 9.4배가 됐다.

정시 확대로 수시 일반전형이 축소되면 특목고보다 일반고가 더 큰 피해를 봤다. 기존 수시 일반전형을 통해 일반고는 305곳, 특목고는 78곳에서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 정시 비율이 40%로 확대되면 일반고는 227곳으로 줄지만 특목고는 74곳으로 큰 변화가 없다. 정시가 50%까지 늘면 일반고는 기존의 절반 수준인 171곳으로 쪼그라드는 반면 특목고는 여전히 71곳에서 합격생을 배출한다. 자율고는 기존 68곳에서 54곳, 43곳으로 줄어든다.

정시 비율이 늘면 재학생보다 ‘N수생’인 졸업생의 합격생 수가 더 많이 늘었다. 기존 정시 합격자 중 졸업생은 475명, 재학생은 373명이지만 정시 비율이 50%일 때는 각각 79%와 66% 증가해 850명, 617명으로 늘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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