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명희] AI 비서 기사의 사진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는 주인 토니 스타크의 명령에 따라 깔끔하게 일처리를 하는 것은 물론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사회보장번호도 기억 못하는 토니에게 아침에 뭘 먹었는지 알려주고 인간적 면모를 갖춰 실수를 저지른 뒤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2015년 개봉된 영화 ‘엑스 마키나’에는 주인공을 유혹하는 AI 에이바가 등장한다. 사람이 AI에 감정적으로 휘둘려 연애감정을 갖게 되고 AI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게 된다.

영화 ‘아이로봇’의 AI처럼 인간을 공격하고 세상을 지배하는 킬러 로봇 개발도 이뤄지고 있어 윤리적 논쟁이 거세다. 섹스 로봇들은 상품화되기 시작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18’에서는 세계 최초로 AI를 탑재한 섹스 로봇이 등장했다. 미국 성인 로봇 전문업체인 어비스 크리에이션은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 간단한 질문에 대답을 하거나 농담을 던지는 하모니를 판매하고 있다. 하모니는 얼굴 근육을 움직일 수 있고 눈을 깜빡이며 눈동자를 움직인다. 안드로이드 앱을 이용해 20가지 이상의 성격, 말투 등을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다.

며칠 전 구글이 개발자 회의에서 공개한 AI 비서를 놓고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구글은 AI가 인간처럼 대화의 맥락을 이해해 스스로 소통하는 ‘듀플렉스’ 기능을 선보였는데 전화를 받는 상대방이 깜빡 속을 정도로 인간과 똑같았다. 이용자가 “오전 10시에서 낮 12시 사이 미용실 예약을 잡아 달라”고 하자 AI가 미용실에 전화를 걸어 “여성 1명 예약하려고 전화했는데요. 5월 3일에요”라고 말한다. 미용실 직원과 통화하다가 “기다려 달라”는 요청에 ‘음’ ‘흠’ 등 망설이는 듯한 모습까지 사람 흉내를 냈다. 레스토랑에 전화해 피자 배달도 시킨다.

올여름쯤이면 전화를 받으면서도 정말 사람인지, 아니면 로봇인지 의심부터 하게 생겼다. 일상 속에 파고드는 더 똑똑해지고 인간다워진 AI가 사람이 했던 많은 일을 대신해주는 편리한 시대가 올지,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말처럼 AI가 일자리를 빼앗는 것을 넘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이 될지 두고 볼 일이다.

이명희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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