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용어 바로 알기] 소천하셨다

‘소천’은 기독 용어 아니고 표준 한글도 아냐… 꼭 써야 한다면 ‘소천 받았다’라고 해야

[교회용어 바로 알기]  소천하셨다 기사의 사진
교회에서 목회자나 성도가 별세하면 흔히 ‘소천하셨다’고 한다. 부고를 알리는 주보와 신문 광고에도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소천하셨다’는 말을 사용한다.

소천(召天)은 ‘부를 소(召)’와 ‘하늘 천(天)’자로 구성돼 있다. 소천의 천(天)자 때문에 기독교의 천국(天國)을 연상하며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는 뜻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소천은 기독교적인 용어도 아니고 심지어 표준 한글도 아니다. 우리말 사전과 한자 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인터넷 포털에서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단어의 뜻을 올릴 수 있는 오픈사전에만 ‘개신교에서 죽음을 이르는 말’로 등록돼 있다.

일부 한글학자들은 기독교에서 쓰는 소천이라는 말의 사용과 기원을 비판하고 있다. 소천은 ‘승천(昇天)’이라는 말을 기독교식으로 만든 용어라는 것이다. ‘소천하셨다’는 말은 문법적으로도 오류가 있다. 만약 ‘하늘(하나님)이 부르셨다’는 뜻으로 쓰려면 ‘소천(召天)’이 아니라 ‘천소(天召)’가 돼야 한다. 소천이라고 쓰려면 능동형이 아니라 수동형을 써야 한다. 이것은 소천과 비슷한 문법적인 구조를 가진 소명(召命)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말을 할 때 ‘소명을 받았다’는 수동형으로 쓰고 있으며 ‘소명했다’는 말은 쓰지 않는다. 만약 소천을 꼭 써야 한다면 ’소천하셨다‘는 말이 아니라 ‘소천을 받았다’라고 해야 한다.

‘소천하셨다’는 말 외에도 간혹 ‘타계하셨다’는 말을 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타계(他界)는 불교의 십계(十界) 가운데 인간계 이외의 세계를 말하는 것으로 불교 용어다. 기독교에선 ‘소천하셨다’는 말 대신 ‘별세(別世)하셨다’는 말을 사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별세(別世)는 이 세상과 이별했다는 의미 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 ‘돌아가셨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상윤 목사(한세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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