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99.9% 모로코에 ‘변화의 바람’

“기독교인임을 더 이상 숨기지 않겠다” 개종자 늘어

무슬림 99.9% 모로코에 ‘변화의 바람’ 기사의 사진
모로코 기독교인들이 한 가정에 모여 기도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무슬림이 전체 인구의 99.9%인 모로코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최근 1∼2년 새 사회 분위기가 소수 종교에 호의적으로 변하면서 기독교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성도는 이전과 달리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고 있다. 모로코는 타종교의 전도가 법으로 금지된 나라다. 2010년 2월엔 공식적으로 선교사 80여명이 추방당했다.

김요셉(가명) 모로코 선교사는 14일 의료선교사들의 카카오톡 모임인 ‘의료선교 네트워크 7000운동’에 “현재 관여하고 있는 지하모임 참석자 수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모로코 기독교인 수가 분명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이들 중에 무신론자가 늘어 30% 이상은 알라를 믿지 않는다”며 “복음을 전해 보면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에게 마음을 열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지 각종 매체도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유럽의 뉴스 웹사이트 ‘에반젤리컬 포커스’는 무슬림에서 기독교인으로 개종한 모로코인 7명을 소개했다. 모로코인이자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이들은 “하나님이 우리를 보호해 주실 것”이라며 “더 이상 기독교인인 것을 숨기지 않겠다”고 했다.

AFP TV는 ‘모로코 기독교인들이 지하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로코 기독교 단체 ‘크리스천 국가연합’의 무스타파 목사는 이 방송에 출연해 “기독교인으로 사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며 “소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모로코 기독교인은 6000여명 정도다.

미국에 거주하며 미디어 선교를 하는 모로코인 라시드 목사는 유튜브에서 “모로코 기독교인들이 여전히 가족과 이웃에게 배척당하지만 정치적인 종교 탄압은 분명히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는 개혁적이고 실용적 성향의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가 주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기독교인 등 소수 종교인을 포함해 모든 모로코인의 왕이라고 여러 차례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수도 라바트에서 열린 ‘소수 종교인을 위한 모로코 첫 콘퍼런스’에서 “우리 모로코 왕국은 소수 종교인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 모로코월드뉴스는 “소수 종교에 대해 명확하고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에도 그는 자신이 무슬림뿐만 아니라 기독교인, 유대인 등 모든 모로코인의 왕이라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모로코가 아프리카와 유럽 선교의 중요한 거점이기 때문에 성령께서 특별히 역사하고 계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로코가 있는 북아프리카는 위로는 유럽, 아래론 남아프리카로 이어진다. 김 선교사는 “현재 두 지역의 이슬람교 확산은 북아프리카 무슬림들이 이동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모로코 선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구체적인 선교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