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양·세월호 사건 배후로 알려진 구원파” 표현 명예훼손 아냐

서부지법, 정동섭 목사 상대로 제기한 손배 청구 2심도 기각… 구원파 비판 제한 덜해질 것

“오대양·세월호 사건 배후로 알려진 구원파” 표현 명예훼손 아냐 기사의 사진
“오대양 사건 및 세월호 사건의 배후 세력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유병언 구원파)”라는 표현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2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제1민사부(부장판사 신종열)는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총재인 정동섭 목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했다고 14일 밝혔다.

정 목사는 2015∼2016년 예레미야이단연구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오대양 사건 및 세월호 사건의 배후 세력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 구원파”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은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심에서 정 목사의 발언이 종교비판의 표현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기각되자, 이번에 항소했다가 또다시 기각된 것이다.

2심 재판부는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영향력이 큰 유병언이 오대양 및 세월호 사건과 관련돼 있다는 수많은 보도가 있었다”면서 “세월호 책임자들의 형사판결에서도 청해진해운을 유병언 일가가 소유한 회사로 보고 세월호와 관련된 책임이 유병언 일가 또는 그 측근들에게 있다고 판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독교복음침례회와 관련해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작성한 자료는 그동안의 수사나 재판 결과에 대해 언급하는 것에 불과해 사실관계의 진실성이나 허위성을 확장하는 가치나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됨에 따라 속칭 구원파에 대한 비판은 제한이 덜해질 전망이다. 특히 2014년 ‘기독교복음침례회나 유병언 전 회장이 오대양 사건과 관계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없고, 세월호 관련 검찰 수사는 교단이나 신도들과 무관하다’는 인천지검 공문의 법적 효력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원파는 이 문건을 첨부해 다수의 언론사를 상대로 수백 건의 정정 및 반론보도를 받아낸 바 있다.

정 목사는 “구원파 및 그 지도자인 유병언이 오대양 사건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은 사법부의 판단으로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며 “이번 판결은 ‘기독교복음침례회와 유병언 일가가 세월호 사건과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허위가 아님을 인정해 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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