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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피플] 이색 프로젝트로 자살예방운동 펴는 임민택 홀로하 대표

사랑 긍정 열정 행복 배려 좋은생각 ‘당기고’ 근심 걱정 슬픔 미운마음 나쁜생각 ‘미세요’

[미션&피플] 이색 프로젝트로 자살예방운동 펴는 임민택 홀로하 대표 기사의 사진
사회공헌 NGO 홀로하의 임민택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행복 밀당 스티커를 보이며 자살예방 캠페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당신 하나면 충분합니다.’

임민택(48·선한목자교회 집사) 사회공헌 NGO ‘홀로하’ 대표가 건넨 빨간색 명함에 적힌 문구다. 그는 문구 위에 기자 이름을 적어주고는 환하게 웃었다. 뒷면엔 임 대표의 연락처가 기재돼 있었다.

“행복의 반대가 무엇일까요. 불행이 아닌 자살이라고 생각해요. 사업이 망하고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느낀 그때 자살을 보았기 때문이에요. 그 지독한 불행을 알기에 막고 싶었어요. 그 끝을 알기에 시작을 바꾸는 일을 했습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만난 임 대표는 쉽고 재밌는 방법으로 자살예방운동을 하는 ‘행복 전도사’다. 2011년 설립된 ‘홀로하(Holoha)’는 희망(Hope) 사랑(Love) 행복(Happiness)이라는 영문에서 앞 두 글자씩 빌려 만든 ‘신조어’로, 문화를 통한 사회공헌을 목표로 한다. 그동안 소아암 어린이, 낙도의 독거노인 돕기를 위한 전시 등 50여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기획·진행했다. 4년 전부턴 학교와 교회, 병원 등 다양한 곳에서 자살을 막기 위한 ‘행복거울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행복 밀당 스티커’를 개발했다. 매일 밀고 당기는 평범한 문을 행복 밀당 스티커를 통해 행복의 문으로 바꿔보겠다는 기획이었다. ‘예수님을 당기세요, 근심·걱정은 미세요’ ‘기적을 당기세요, 나쁜 생각을 미세요’ 등 긍정의 글은 ‘당기세요’로, 부정의 글은 ‘미세요’로 구성했다.

임 대표는 학교 교회 사무실 상점 등 전국 곳곳에 스티커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현재 학교 군대 등 단체에서는 부착이 확산되고 있고, 교회에선 전도와 선물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잡상인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긍정적인 메아리가 더 많이 돌아온다. “지난 평창올림픽 때 평창의 한 치킨집에 허락을 받고 스티커를 붙였는데 주인이 울먹거리며 위로가 된다고 하더라고요. 하루에도 수십 번 열고 닫는 문에서 희망을 보았다는 할머니도 계셨어요. 작은 스티커로 누군가의 극단적 생각을 1%라도 막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임 대표는 다른 사람이 행복해야 나와 우리, 사회가 행복해진다고 믿는다. 한때 자살을 기도했던 그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외환위기 시절 20대 후반이었던 그는 IT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재정 파탄으로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신용불량자가 됐고 그 고통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기도했다.

“당시 여자친구이자 현재 아내의 신고로 극적으로 살아났죠. 다시 삶을 찾은 후에야 비로소 다른 사람의 아픔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하나님이 저를 살리셨다고 확신하지만 그렇다고 이후에 좋은 일만 생긴 건 아니에요(웃음).”

고난은 끈질기게 그를 따라다녔다. 출판사 보험회사 등 수많은 회사를 전전했고 치킨사업 등에 도전했지만 조류 인플루엔자로 갑자기 회사가 망하는 등 악재가 잇따랐다. 하지만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마다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하며 고비를 넘겼다.

“나중에 돌아보니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필요한 영업 기획 마케팅 등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그는 2015년 사회공헌 전문기업인 홀로하팩토리도 세워 여기서 얻은 수익으로 자살예방운동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적 어려움은 여전하다. “중견기업 비서실장 제안을 받았는데 아내가 반대하더군요. 이 일이 우리의 사명이라고요. 전 세계에 이 스티커를 붙여서 행복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스티커 하나로도 충분합니다. 예수님을 당기고 행복을 당기세요.”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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