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고속도로에서 고의 교통사고로 대형 참사를 막은 ‘고속도로 의인’이 훈훈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한영탁씨다. 크레인 기사인 그는 지난 12일 오전 평택∼시흥고속도로 조암 나들목 인근에서 중앙분리대에 충돌하고도 멈추지 않고 전진하는 코란도 승용차 한 대를 발견했다. 한씨는 운전자가 의식을 잃은 채 조수석 쪽으로 고개를 떨구고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투스카니 차량으로 사고 승용차를 막아 멈춰 세우는 용감한 행동을 보여줬다. 동공이 풀리고 의식을 잃은 코란도 운전자는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동분서주하는 그의 모습은 코란도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한씨의 용기와 희생이 없었다면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촉발하는 연쇄 추돌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는 자신의 선행이 화제가 되자 “누구나 다 하는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인데 너무 관심을 가져주니까 고맙기도 한데 많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의 겸손함이 또 한번 감동을 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그를 ‘투스카니 의인’이라고 부르며 15일 하루 종일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저마다 자신들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렇기에 한씨 같은 의인이 있어 우리 사회는 아직 살아갈 만하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한씨처럼 남을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의인도 많다.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때 후배들을 구하려다 희생된 양성호씨, 경기도 의정부 화재 당시 밧줄로 주민 10명을 구한 이승선씨, 서울 서교동 화재의 ‘초인종 의인’ 안치범씨 등이 그들이다. 사회가 각박해지고 극단적 이기주의와 몰염치, 불신이 판치는 상황에서 이들이 던지는 울림은 실로 크다. 의인들이 존중받고 이런 분위기가 다시 의인을 만드는 선순환 사회야말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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