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6월 위기설’ 확산…  한국 상황은 안정적 기사의 사진
신흥국 펀드 3일부터 7일 새 36억7000만 달러 빠져나가
“일부 남미 국가 국한” 반론도… 금감원장 “시장 모니터링 강화”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흥국 ‘6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차츰 실체를 갖추고 있다. 위기가 확산되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한 일부 남미 국가에 국한된 얘기이고 ‘기우’에 불과하다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6월 위기설은 2015년 9월 불거졌던 위기설과 닮은꼴이다. 2015년의 위기설은 같은 해 12월 미국의 첫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고조됐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 당시 한국 시장에서는 ‘외환위기급 충격’이 닥칠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막상 별다른 충격은 없었다.

2015년 이후 미국은 5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렸다. 그러자 기초체력이 약한 신흥국의 금융시장이 삐걱대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초부터 지난 11일까지 페소화 가치가 23.7%나 폭락했다. 15일(현지시간) 터키의 리라화 가치는 연초 대비 15.9%나 하락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위기가 다른 신흥국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게 6월 위기설의 핵심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15일 임원회의에서 “신흥국 불안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며 “가계부채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신흥국 펀드에서 36억7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전체 순자산의 0.2% 수준이지만 투자심리가 다소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고음이 높아지면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8일 “신흥국들이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국 상황은 어떨까. 금융 당국이나 금융투자업계에선 ‘안정적’이라고 본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할 시기지만 위기설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8원 오른 1073.8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말(1070.5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원화는 북한 리스크 완화에 힘입어 달러 강세의 압력을 잘 견뎌내고 있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한국은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 11일 40.61bp를 기록했다. 8거래일째 내렸고, 19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CDS 프리미엄이 낮을수록 국가 부도 위험이 낮음을 의미한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신흥국 위기가 한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