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남녀 평등… 일본, 뒤늦은 첫발 기사의 사진
주요 선거에서 남녀 후보자 수를 가능한 한 동수로 맞추도록 정당에 요구하는 ‘남녀 후보자 균등법’이 일본 의회를 통과했다. 일본에서 여성의 참정권이 행사된 1946년 이후 여성 의원 수를 늘리도록 뒷받침하는 법 정비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녀 후보자 균등법은 중의원을 통과한 데 이어 16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이 법은 내년 4월 지방선거에서부터 적용된다. 정당에 노력 의무를 강조할 뿐 강제력이 없어 실천 여부는 각 정당의 의지에 달려 있다.

일본 정계가 워낙 남성 위주여서 법이 통과되기까지 과정도 험난했다. 2016년 자민당에서 논의될 때는 “능력 있는 사람이면 (남녀를 불문하고) 자력으로 선거에 나간다”며 입법에 반대하는 의견이 잇따라 나왔다.

초당파 의원연맹을 만들어 입법을 주도한 노다 세이코 총무상 겸 남녀공동참여 담당상은 “3년 걸려 간신히 첫발을 내디뎠다”며 “이 법은 서서히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 당에서는 벌써부터 불평이 나오고 있다. 2015년 지방선거 때 여성 후보가 3%에 불과했던 자민당의 한 간부는 “남성이 좌지우지하는 지방조직에선 여성 후보 1명 세우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 때 여성 후보 비율이 24.4%로 가장 높았던 입헌민주당의 관계자도 “갑자기 (남녀 비율을) 5대 5로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의 여성 정치인 비율은 세계 기준에 한참 못 미치며 개선속도도 현저히 늦다고 지적했다. 한국만 해도 여성 의원 비율이 17%로 일본 중의원 여성 의원 비율(10.1%)보다 높다. 대만에선 비례대표 의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어야 한다.

일본 내각부가 여성 지방의원 4000여명에게 여성 의원이 적은 이유를 물었더니 “가정생활과 양립이 어렵다” “가족과 주변의 이해를 얻기 어렵다” “정치는 남자가 하는 일이란 고정관념이 강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여성 의원이 일을 열심히 하면 “아이는 괜찮냐”는 질문을 받기 일쑤라는 토로도 있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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