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 발판” “공격 빌미”… 지방선거 토론회, 차라리 ‘전쟁’ 기사의 사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 출정식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뉴시스
6월 지방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후보들 사이에 ‘토론회 전쟁’이 한창이다. 뒤져 있는 후보들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토론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지만, 앞선 후보들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15일 후보 토론회에 불참했다. 이 후보는 질문지를 미리 받아본 뒤 ‘불공정 토론회’라며 불참 의사를 주최 측에 통보했다. 그동안 제기된 이 후보의 신상 관련 문제들이 부각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토론회 질문지를 올리며 “누군가에는 네거티브 질문, 누군가에는 포지티브 질문”이라고 적었다.

이 후보가 공개한 질문지에는 ‘혜경궁 김씨, 일베 등 각종 논란, 명쾌하게 설명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앞서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가 ‘형수 욕설 파일’을 언급하며 “상식 이하 인격을 가진 이 후보를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며 공세를 펼치던 상황이었다. 이 후보는 2012년 무렵부터 제기된 형 부부와의 갈등에 대해 “형님의 이권 개입 시도와 시정 관여를 봉쇄하며 생긴 갈등”이라고 수차례 설명해 왔다.

하지만 경쟁자인 남 후보의 예상 질문에도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비판이 많다’ 등 뼈아픈 부분이 있긴 마찬가지다. 남 지사 아들은 후임병 폭행, 성추행, 마약 밀반입 등으로 수차례 구설에 올랐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TV 토론회를 둘러싼 신경전이 한창이다. 박원순 민주당 후보가 한·미 정상회담을 이유로 22일 개최 예정이던 토론회에 불참 의사를 알려왔기 때문이다. 김문수 한국당 후보 측은 “시민의 권리를 외면하는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TV 토론에 적극 응하고 있다. 앞으로 다섯 차례 정도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고 반박했다.

여당 후보들이 토론회에 소극적인 데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16일 “지지율이 높은 후보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조용히 선거를 치르려 한다”면서도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적을수록 활발한 토론을 통해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 신상 질문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사적 영역 질문이더라도 공직선거 후보자는 충실히 답변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2014년 보궐선거 당시엔 상대 후보의 토론 기피를 강하게 비판했었다. 민주당은 당시 논평을 통해 “언론 인터뷰와 TV 토론 기피는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무시하는 ‘묻지마 선거’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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