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못 믿겠다”… 라돈측정기 품귀 기사의 사진
라돈이 검출된 침대 매트리스를 앞에 두고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16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환경재단에서 정부의 특별감사와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가정용 라돈 측정기가 품귀다. 침대용 매트리스의 방사선 피폭량을 조사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당초 ‘기준치 이하’라고 했던 1차 조사 결과를 5일 만에 뒤집고 수거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정부를 믿을 수 없게 된 소비자들은 직접 방사선 피폭 여부를 측정하기 위해 라돈 측정기를 구입하려고 나섰다. 휴대용 라돈 측정기는 1대에 20만∼30만원 한다.

국산 가정용 라돈측정기를 독점 판매하는 베터라이프 관계자는 16일 “주문이 밀려 오늘 결제를 해도 2주 후에야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구매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상품 결제 후 배송까지 최소 일주일에서 보름이 걸린다. 노르웨이산 라돈측정기의 한국 판매를 담당하는 A사 관계자는 “라돈침대 사건 이후 수요가 늘어났다”며 “지난 5일 이후 주문한 경우 배송까지 약 1주일이 걸린다”고 했다.

바로 구입하기가 힘들어지자 대여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도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배터라이프 관계자는 “대여용으로 (라돈 측정기) 50개를 준비했는데 제품이 모자라 고객들에게 최소 일주일은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라돈 측정기를 빌려주면 사례하겠다”는 글을 올리며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커뮤니티 ‘동탄맘들 모여라’의 한 회원은 “라돈 측정기 구입도 대여도 너무 어렵다. 라돈 측정기를 대여해주면 사례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원안위는 15일 대진침대 제품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의 최고 9.3배에 이른다는 2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0일 1차 발표와는 180도 다른 결과였다.

소비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문제의 매트리스를 7년간 써왔다는 인천 계양구의 주부 윤모(65)씨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원안위 첫 발표만 믿고 안심했는데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보다 9배 높다는 기사를 보고 겁부터 났다”며 “어제부터 침대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고 곧 버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휴대용 측정기는 신뢰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전수조사가 어렵다면 정부가 제조·생산 과정에서부터 품질이 관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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