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브로맨스 기사의 사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1500여 곳을 무차별적 공습했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에도 발포해 팔레스타인인 147명이 사망했으며 희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다. 이들 중에는 어린이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이들을 총알받이로 이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98년 기자 초년병 시절 국제부에서 근무하면서 쓴 기사의 일부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2018년 5월 어디선가 많이 보던 기사가 눈에 확 들어왔다.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에 항의하는 가자지구 시위대에 이스라엘군이 발포하면서 사망자 가운데 16세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 6명이 포함돼 있다. 하마스가 아이들을 총알받이로 이용하고 있다고 이스라엘은 주장했다.’

강산이 두 번 바뀐다는 시간이 흘러도 ‘중동의 화약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변한 것이 없다. 이는 이스라엘의 강경한 태도에 기인한다. 그 중심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있다. 1996년 46세의 나이로 최연소 총리에 오른 뒤 3년 재임한 그는 2009년 다시 총리에 올라 지금까지 9년째 연임하고 있다. 남은 3년을 합치면 총 재임기간이 15년이나 돼 역대 최장인 초대 총리 다비드 벤구리온의 12년5개월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이스라엘 건국(1948년) 이후 자국에서 출생한 첫 총리이기도 한 그는 집권 기간 가장 강력한 유대인 민족주의를 표방해 이슬람 국가 ‘공공의 적’이됐다. 20년 전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어린이들을 총알받이로 시위 전면에 내세웠다고 그는 주장한다. 가자지구 주민들의 절망적인 현실이 죽음을 무릅쓴 저항에 나서는 데도 말이다. 그의 상투적인 변명이 국제적인 비난을 받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브로맨스(bromance)’ 속 미국·이스라엘 간 밀월 관계는 이·팔 분쟁 해법을 한층 더 난관으로 밀어 넣고 있다. 자기 민족의 소중함을 안다면 다른 민족의 귀중함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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