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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월세 8만원에 주거 걱정 끝… 청년 6명의 안식처

시민·기독 단체들이 만든 청년주거공동체 ‘터무늬있는집’

[현장] 월세 8만원에 주거 걱정 끝… 청년 6명의 안식처 기사의 사진
시민출자 청년주택인 터무늬있는집에 입주한 청년들이 17일 서울 강북구에 있는 집에서 집들이 선물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월세 8만원짜리 청년 주거공동체가 첫선을 보였다.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아 보증금을 마련해줬다. 모인 월세는 또 다른 주거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쓰인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강북구 번2동의 한 빌라 4층에 위치한 시민출자 청년주택 ‘터무늬있는집’에 도착하자 체육복 차림의 20대 청년들이 반갑게 맞이했다. 지난 11일 개소한 이곳은 사회투자지원재단(이사장 김홍일 성공회 신부) 주도 아래 시민 27명과 시민단체 6곳의 출자로 마련됐다. 할머니부터 주부, 목사, 교사 등이 적게는 100여만원부터 많게는 3000만원까지 일정 기간 재단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출자에 동참했다. 터무늬있는집은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청년들이 터를 마련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터무니없이 비싼 임대료와 주거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청년들이 함께 모이면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우선 목공을 배우기로 했어요. 또 옥상에 평상을 만들어서 이웃 주민들과 함께 음식을 나눌 겁니다.”

지역 활동가이면서 입주자인 박철우(29)씨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박씨는 이전에 보증금 300만원에 월 35만원을 들여 반지하 월세방에서 혼자 살았다. 장마철 하수펌프가 고장 나는 바람에 방 안으로 들어찬 오물을 직접 퍼내기도 했다. 그때에 비하면 동갑내기들과 함께 지내는 지금은 참 즐겁다.

집에는 분식집과 식당에서 주방일을 하는 직장인들과 체육교사, 대안학교 교사 등 청년 6명이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산다. 침실 2곳은 3명씩 나눠 사용하고 부엌과 화장실은 공용이다. 되살림사회적협동조합에서 텔레비전과 생필품을, 노원구재활용센터에서 책장과 침대 등 가구를 무료로 기증했다. 집알이를 온 출자자들이 쌀과 라면을 보탰다.

터무늬있는집은 이웃과 청년 세대가 함께 만드는 보금자리다. 이런 곳이 늘어날수록 보증금과 월세 부담으로 반지하방이나 옥탑방, 고시원 등에 내몰리는 청년이 줄어들 수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영리 기관 지원사업인 ‘나눔과 꿈’에서도 이곳을 우수사업으로 선정했다.

출자에는 서울 노원구 지역 선교단체인 나비야선교회도 동참했다. 박소희 선교회장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우리가 이웃과 관계 맺고 살아가는 모습은 교회공동체와 닮았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김 신부는 “한 소년의 떡과 물고기로 시작된 오병이어 기적처럼 작은 출자로 청년 주거라는 큰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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