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소매 싸개 투수(套袖)가 ‘토시’로 기사의 사진
반소매 차림으로 지내는 때가 됐습니다. 살갗이 타지 않도록 햇볕을 차단(遮斷)하기 위해 팔뚝에 끼는 것이 있지요. ‘토시’입니다.

토시는 옷소매처럼 생겨 한쪽은 좁고 다른 쪽은 좀 넓으며 일할 때 소매를 가뜬하게 하고 소매가 해지거나 더러워지지 않도록 소매 위에 덧끼는 물건입니다. 예전에는 직장인들이 와이셔츠 소매에 끼우고 일하던 모습을 쉬이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햇볕을 막는 용도로 인식이 좀 바뀌었습니다.

토시는 투수(套袖)가 변한 말입니다. 套는 덮는다는 뜻을 가진 글자로 외투, 봉투 등에 쓰이지요. 套는 말, 글, 행동 따위에서 버릇처럼 일정하게 굳어진 동작이나 방식을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늘 그런 상투적(常套的), 비꼬는 투, 어투처럼 쓰입니다. 袖는 소매를 이르는 글자입니다. 일이 벌어졌는데도 ‘소매에 손을 찔러 넣고(팔짱을 끼고)’(袖手, 수수) ‘옆에서 지켜만 보는’(傍觀, 방관) 것을 ‘수수방관’이라고 하지요.

머리에 쓰는 모자의 ‘챙’도 햇볕을 막는 토시 같은 역할을 합니다. 챙은 햇볕을 가리거나 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기 위해 처마 끝에 덧붙이는 좁은 지붕인 차양(遮陽)이 원말입니다.

살다가 몸과 마음을 다친 이들 많지요. 그 아픔을 보듬어주고 덮어주는 엄마 마음 같은 ‘투심(套心)’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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