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용백] 친고 2題 기사의 사진
대한항공 오너 가족의 ‘갑질’ 언어폭력은 반사회적이다. 국민들로 하여금 혀를 차게 하고 TV 개그프로그램에서 희화화되고 있다. 언어폭력은 상대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불쾌감을 유발한다. 모욕죄는 친고죄(親告罪)로 모욕을 당했다고 느낀 피해자나 법률이 정한 사람이 직접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다. 상대가 표현의 의미를 모르거나 모욕감을 느끼지 않으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래서 판결이 엇갈린다.

어느 유명 변호사는 2015년 자신과 유명 여성 블로거와의 불륜설 기사에 ‘또라이’ ‘×또라이’ 등의 표현을 쓰며 댓글을 단 사람들을 상대로 이듬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대중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1심에선 청구가 기각됐다. 댓글이 경멸 의사를 표현한 것이긴 해도 그 정도와 내용이 사회상규(常規)에 위배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라이’가 상식에 벗어나는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가지고 제 멋대로 하는 사람을 일컫는 비속어(卑俗語)이고, 그런 댓글이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판단해 배상을 판결했다.

유사한 다른 친고죄 소송은 대법원까지 갔지만 원고(原告) 패소했다. 경기도 부천시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3명은 2016년 8월 찌꺼기의 사투리인 ‘찌끄레기’란 표현을 쓰며 생후 29개월 아이를 다뤘다. 이들은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소송을 당했다. 1, 2심에선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찌끄레기’가 분명한 모욕적 표현이지만 만 2세 피해자가 어떤 의미인지 잘 알지 못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또 아동에게 심하게 소리 지르거나 폭언한 것으로 보이지 않아 정서적 학대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대법원에서도 원심이 확정됐다. 운 좋게도 법적 처벌을 면한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등등의 격언은 고운 말 바른 말이 지닌 위력을 일깨운다. 언어는 습관이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부지불식간 상처를 주는 표현들로 표변하기 마련이다. 어른들의 언어습관을 아이들이 금세 배운다. 배려가 부족한 사회는 언어부터 거칠다. 대한민국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 있다. 선진국 면모를 갖추려면 사회 구성원 간 배려를 키워야 한다.

김용백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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