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우성규] 금통위의 네 가지 조류 기사의 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멤버는 ‘7인의 현자(賢者)’로 불린다. 금통위원 7명은 고도의 거시경제 국제금융 지식으로 무장해 기준금리 향방을 토론하고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어질고 지혜로운 사람들’이란 칭호와 별개로 금통위원들의 희망사항은 ‘새 말고, 사람 되는 것’이다. 성향에 따라 매 비둘기 올빼미 등으로 곧잘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와 윤면식 부총재, 한은 추천의 이일형 금통위원은 기본적으로 매파 성향이다. 매는 강경파를 상징한다. 중앙은행은 과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렸다. 물가불안으로 국민적 피해가 가중되던 시절의 유산이다. 이들은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리고 통화량을 줄이자고 한다. 한은법 1조 1항은 여전히 물가안정을 통화정책의 단일 목표로 규정하고 있다.

비둘기파는 반대로 성장을 중시한다. 통화량을 늘려 경기를 진작시키고 이를 위해 금리를 내리자는 쪽이다. 정부 쪽에서 추천한 인물들이 이런 성향을 보여 왔다. 기획재정부 장관 추천의 조동철, 금융위원장 추천 고승범, 대한상의 추천 신인석 금통위원이 이쪽이다.

최근엔 올빼미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매도 비둘기도 아니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인다. 올빼미는 다른 맹금류와 달리 날아다닐 때 소리가 나지 않는다. 날개 표면이 벨벳처럼 부드럽다. ‘미네르바의 부엉이(올빼미)가 황혼 녘 날개를 펴듯’ 지혜를 발휘해 조정자 역할을 감당한다. 올해 취임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그렇게 불린다. 한은 금통위에서 의장을 맡으며 의견 피력을 자제하고 있는 이 총재도 올빼미가 목표다.

최근 4년 임기를 마치고 대학으로 돌아간 함준호 금통위원은 “임기 말 레임덕(절름발이 오리)까지 합치면 총 4가지 조류였다”고 말했다. 금융 상황에 따라 매 비둘기 올빼미 오리까지 다양하게 불렸다는 의미다. 금통위원 성향은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님을 에둘러 표현했다.

지난주 함 위원의 바통을 이어받은 임지원 신임 금통위원은 “매냐 비둘기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대신 “임지원의 ‘원(鴛)’이 원앙새 원자”라고 답했다. 임 위원은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서울지역 본부장 출신으로서 여성으로는 역대 두 번째 금통위원이다. 일부의 외국계 투자자 편향 논란을 잠재우고 천연기념물 원앙의 반짝이는 깃털처럼 재치 있는 식견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우성규 차장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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