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평일 낮 출정식 찾아온 팬 3000명… “통쾌한 반란” 기사의 사진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단이 21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출정식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월드컵 열기를 고취시키고 팬들에게 직접 다가서겠다는 취지에서 진행된 이번 출정식에서 신태용 감독은 통쾌한 반란을 다짐했다. 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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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상 첫 국민출정식은 흥겨웠다. 평일 낮임에도 3000여 팬들이 서울광장을 찾아와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며 격려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들에게 “유쾌한 반란”을 다짐했다. 하지만 이후 대표팀 첫 훈련이 열린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의 분위기는 상반됐다. 기존에 부상으로 낙마한 염기훈(수원) 김민재(전북) 권창훈(디종) 외에 이근호(강원) 김진수(전북)의 상황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부상 도미노를 어떻게 극복하고 월드컵 본선에서 반란을 꿈꿀지가 당면한 대표팀 최대 과제가 됐다.

첫 훈련 시작됐지만…부상 소식에 침울

신태용호는 21일 오후 NFC에서 첫 소집훈련을 시작했다. 신 감독은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느라 피로가 쌓인 선수들의 휴식 차원에서 스트레칭과 러닝 등으로 30분간 회복훈련만 진행했다.

신 감독은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짧은 시간에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출사표를 내던졌다. 하지만 부상 선수들에 대한 언급에 이르자 우울한 속내를 드러냈다.

신 감독은 우선 이근호의 상태에 대해 “오늘 오전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지금 걷는데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병원에서 2차 정밀 진단을 받고 있는데 결과를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전했다. 당초 리그 경기에서 무릎을 다친 이근호는 하루나 이틀 쉬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김진수 역시 오는 28일과 다음 달 1일 열리는 국내 평가전은 뛰지 못하고 23∼24일 대표팀 훈련 테스트 통과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공수 주축인 이근호와 김진수의 동시 낙마 가능성도 배제키 어려운 상황이다.

“월드컵 때 국민이 웃을수 있도록 하겠다”

부상 악령에 대표팀 훈련 분위기는 가라앉았지만 오전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은 팬들과 선수가 하나가 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팬들은 정장을 입은 선수들이 모습을 보일 때마다 뜨겁게 이름을 연호했다. 한국축구의 레전드이자 1986 멕시코월드컵 대표팀으로 뛴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과 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가장 먼저 광장 앞 단상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 전 감독은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여러분들이 있어 한국축구는 희망이 있다. 한국을 위해 일방적인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최 감독도 “스웨덴과 멕시코 독일 등 강호들을 상대하지만 능력의 한계는 없다”고 말했다.

팬들의 환호성은 간판 공격수 손흥민이 등장할 때 가장 높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 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눈물을 흘렸던 그는 “내 눈물은 상관없다. 월드컵 기간에 국민들의 웃음꽃이 피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 막내 이승우(20)는 재치있는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대표팀에 들어온 소감을 5글자로 줄여 말해달라는 요청에 “이거 실화냐”고 답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대표팀 주장이자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출전) 가입에 1경기만 남은 기성용은 “한국은 힘들고 어려울 때 저력을 내는 나라”라며 “매우 기대되는 월드컵”이라고 언급했다.

신 감독은 이 자리에서 “국민들이 대표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첫 경기인 스웨덴전부터 1승을 거두면 환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 월드컵 전사들이 통쾌한 반란을 일으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곳을 찾은 팬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선수들의 유니폼을 입고 플래카드를 흔들며 대표팀을 응원했다. 김재민(21)씨는 “아무리 늦은 시간에 경기가 치러져도 거리 응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유수안(20·여)씨도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광장에 나왔다”며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고, 운도 따라주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파주=박구인 기자, 이현우 기자 captain@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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