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판사·조폭 변호사·고지식한 법의학자… ‘법정드라마’ 전성시대 기사의 사진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안방극장이 서로 다른 색깔의 법정 드라마들로 촘촘히 채워졌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슈츠’(KBS) ‘미스 함무라비’(JTBC) ‘검법남녀’(MBC) ‘무법 변호사’(tvN)의 한 장면. 각 사 제공
장르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일주일이 지루하지 않을 수 있겠다. 매일 밤 안방극장에서는 법정 드라마가 펼쳐진다. 판사 검사 변호사 법의학자 등 법조계를 아우르는 이들이 주인공인 드라마 4편이 일주일을 꽉 채우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액션 판타지 스릴러 SF까지 다양한 장르의 미국 드라마가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 드라마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그래도 요즘처럼 장르물이 범람한 적은 없었다. 지난해 ‘비밀의 숲’(tvN) 성공 이후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는 법정 드라마가 속속 편성을 꿰찬 결과다. 골라보는 재미, 누려 볼 만하다.

월화 : 민사 재판부 판사들이 주인공? 낯선 조합이 주는 재미

‘미스 함무라비’(JTBC)는 지금까진 없었던 종류의 드라마다. 주인공이 누구냐를 따지고 봤을 때 가장 신선하다. 캐비닛에 가득 쌓인 서류들에 치이고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보내는 판사들의 일상이 뭐가 재밌을까 싶지만, 재밌다. 독특한 캐릭터의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시니컬한 개인주의자 임바름(김명수), ‘막말 판사’로 유명한 한세상(성동일) 부장이 앞으로 만들어갈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우리가 잘 몰랐던 판사들의 일상과 고민을 담아낸 이 드라마는 ‘글 쓰는 판사’로 유명한 문유석 부장판사가 극본을 썼다. 현직 판사가 쓴 만큼 생생한 현실감이 녹아 있다.

월화 : 고지식한 법의학자와 발랄한 초임 검사의 케미

‘검법남녀’(MBC)는 미드 ‘CSI’ 시리즈로 익숙해진 법의학자가 주인공인 드라마다. 미스터리한 개인사를 품고 있는 법의학자 백범(정재영)과 마냥 밝아보이지만 아픔을 가진 초임 검사 은솔(정유미)이 티격태격 함께 사건을 해결한다.

‘검법남녀’는 부검 등 법의학적 분석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보니 강력 사건이 매 회 등장한다. 미드처럼 작은 사건들이 계속 이어지는 형식이라 몰입도가 좋다. 법의학적 용어들을 소제목으로 등장시켜 시청자들도 함께 추리하게 만든다. 추리물을 좋아한다면 금방 빠져들 만하다.

수목 : 최고 변호사와 천재적 두뇌를 가진 가짜 변호사의 브로맨스

‘슈츠’(KBS)는 인기 미드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검사 출신으로 잘 나가는 변호사 최강석(장동건)이 천재적인 기억력을 가졌지만 가난 탓에 어둡게 살던 고연우(박형석)를 자신의 조수로 두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최고 로펌의 변호사들이 주인공이라 법정 밖의 이야기들이 더 많이 나온다.

‘슈츠’의 재미는 현실의 사건사고를 드라마틱하고 노련하게 담아냈다는 데 있다. 드라마에서 다룬 재벌가의 이혼 소송, 기업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 재벌 3세의 마약 사건 등이 현실과 겹치며 흥미를 끈다. 화면의 색감, 감각적인 대사, 변호사들이 풀어내는 논리를 따라가는 것도 재밌다.

토일 : 거악에 대항하는 변호사들의 화려한 액션과 서사

‘무법 변호사’(tvN)는 액션이 가미됐다. 한국형 느와르 ‘개와 늑대의 시간’을 함께 했던 김진민 PD와 이준기가 다시 만난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역시나 액션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하철 선로에서 급박하게 펼쳐진 액션신은 수준급이었다.

서사도 탄탄하다. 가상 도시 기성시를 쥐락펴락하는 향판 차문숙(이혜영)과 조폭 출신 기업가 안오주(최민수), 이들에 대항하는 두 변호사 봉상필(이준기)과 하재이(서예지)의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대작을 기대하게 한다. 영화 ‘변호인’을 쓴 윤현호 작가가 집필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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