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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명만 참여해 초유의 ‘투표 불성립’… 물 건너간 개헌

114명만 참여해 초유의 ‘투표 불성립’… 물 건너간 개헌 기사의 사진
78표 부족해 개함조차 못해
한국당 “野 주도 개헌 논의” 靑 “유감”… 재상정 등 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이 공고 60일 만에 국회에서 투표함도 열어보지 못한 채 무산됐다.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는 31년 만이고, 역대 개헌안 처리 과정에서 투표 불성립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는 24일 본회의를 열어 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했다.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실시한 투표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111명과 정세균 국회의장, 민중당 김종훈 의원, 무소속 손금주 의원 등 114명만 참여했다. 결국 개헌안 표결은 의결정족수(192명)에서 78표나 모자란 상태로 투표함을 열지도 못하고 끝났다. 정 의장은 투표 후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해 법적으로 투표 불성립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역대 국회에 개헌안이 발의된 것은 모두 13건이다. 이 가운데 이승만정부 시절 발의된 1차(1950년)·2차(1951년) 개헌안은 국회 표결 과정에서 부결됐다. 4차 개헌안은 이 전 대통령이 철회했다. 이후 1987년 직선제 개헌안까지는 모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표 불성립으로 사실상 부결된 ‘문재인 개헌안’은 20대 국회 임기 말까지 국회에 계류 상태로 남게 된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표결이 완료돼야 가결 혹은 부결을 결정할 수 있다”며 “20대 국회 임기 종료일까지 계류 상태로 있다가 ‘임기 만료 폐기’ 처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왔다. 정 의장은 “개헌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며 “6월 안에 여야가 최대한 지혜를 모아 국회 단일안을 발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한국당은 야4당 주도의 개헌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헌정특위) 간사인 황영철 한국당 의원은 “개헌에 미온적인 여당을 견인할 수 있도록 다음 주부터 야당 개헌안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도 즉각적인 개헌 논의 착수에 동의했다. 다만 민주평화당은 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약속하면 개헌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야당의 태도부터 확인하겠다는 분위기다. 헌정특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은 “당리당략적 개헌 논의에 대한 한국당의 반성이 없으면 함께 논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도 “개헌 논의를 안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개헌 협상이 가능할까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에서 투표 불성립되고 말았다. 매우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야당 의원들이 위헌 상태의 국민투표법을 논의조차 하지 않은 데 이어 개헌안 표결이라는 헌법적 절차마저 참여하지 않은 것은 헌법이 부과한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법과 제도 예산으로 개헌의 정신을 살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개헌안의 재상정 또는 폐기 등 처리 문제는 추가 검토키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헌안을 재상정해 표결을 할 수 있는지, 계류 상태로 20대 국회 내내 유지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에 대해 계기가 닿으면 답을 찾아나가겠다”고 설명했다.최승욱 이종선 김성훈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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