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제무대에서 ‘배반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상대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낸 뒤에는 반대급부를 주는 대신 오히려 압박을 가하는 식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2년 만에 석방된 미국인 미결수 조슈아 홀트(26) 부부의 귀국 사실을 전하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는 현지에 민주주의가 돌아올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반미 성향의 우고 차베스가 대통령에 취임한 1999년부터 줄곧 베네수엘라 정부와 대립하며 각종 제재를 부과했다. 2010년부터는 서로 대사를 보내지 않고 대리대사나 영사만 파견해 왔다. 미국은 지난 20일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차베스의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이를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미 유타주 출신 모르몬교 선교사 홀트는 2016년 6월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자동소총과 수류탄 등 무기 소지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홀트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만난 현지 여성 타마라 칼레노와 결혼하기 위해 카라카스를 찾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베네수엘라 당국은 마두로 정권 전복 시도와 관련 있다며 재판 없이 구금했다. 여당은 홀트가 남미에서 활동하는 미 중앙정보국(CIA) 스파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최근 양국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도 홀트 부부의 송환을 위해 베네수엘라 측과 접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밥 코커 미 상원 외교위원장과 ‘드라큘라’로 불리는 베네수엘라 당국자가 비밀 채널을 통해 이번 일을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5일 카라카스를 방문한 코커 위원장에게 “앙숙인 두 나라 사이에 대화와 상호 존중을 촉진하기 위한 선의의 제스처”라면서 홀트 부부를 넘겨줬다고 AP는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제재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국 관계가 해빙 무드를 타기는 어려워 보인다.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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