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풍향계-최상명] 지방선거에 적극 참여를 기사의 사진
6·13 지방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럼에도 선거의 열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빅 이슈가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을 집어 삼키는 블랙홀이 되고 말았다. 국민의 관심은 온통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에 쏠려 있다. 한반도 비핵화 이슈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그 어떤 드라마도 연출할 수 없는 흥미를 유발하고 있으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이다. 65년 동안의 비정상 정전체제와 안보불안이 해소돼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라는 민족적 염원이 눈앞에 다가올 수 있는 상황이니 국민들의 높은 관심은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그러나 6·13 지방선거는 내 삶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에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65년 동안 지속된 정전체제의 불확실성은 중앙집권적 효율성에 길들여진 획일적 사회로 우리를 유도했다. 3차에 걸친 산업혁명은 4차 산업혁명의 전사(前史)가 될 수 없는 근본적인 변화가 펼쳐지는 오늘, 우리 경제와 사회는 국가와 개인의 운명을 가르는 문명사적 대전환의 국면에 서는 현실도 함께 맞이하고 있다.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교차하는 역동의 시간 속에 우리는 우리의 삶을 바꾸는 또 하나의 역사적 시간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자치와 분권으로의 정치체제 대전환이 그것의 궤를 함께 하고 있다.

고도성장의 강박과 안보불안은 자율과 창의, 자치와 분권, 개성과 다양성의 코드를 망각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망각의 지평 위에 중앙집권적 효율성과 획일성의 경직사회를 생성시켰다. 하지만 우리가 망각한 것들을 기억의 반추를 통해 되살리지 못한다면 우리사회는 한 걸음도 진전할 수 없을 것이다. 집단망각은 사회 구성원 하나하나의 가슴 속에서 시작할 때 균열의 틈새를 허락한다. 개성과 다양성이 그 균열의 이름들이다. 균열의 파열음이 혼돈으로 보이고, 더딘 비효율로 보일지라도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창의와 새로운 질서를 발견하게 된다. 자치와 분권이 민주주의와 ‘소확행’의 새로운 지평임을 웅변한다. 시대의 변화에 조응하는 자신의 역할을 멈추지 않는 사람에게만 희망을 현실로 바꾸는 능력을 허락한다. 참여하는 자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내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자치와 분권의 새로운 역사는 무관심의 악마를 넘어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자치와 분권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아가 발휘될 때 비로소 우리 앞에 굳건한 제도로 서게 될 것이다.

6·13 지방선거는 이제까지의 지방선거와는 다른 의미를 부여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자치경찰제의 시행을 비롯해 재정자립의 수단으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재의 8대 2에서 7대 3을 거쳐 장기적으로 6대 4 수준까지 개선할 것을 문재인정부가 공약과 국정과제로 천명했다. 국가사무의 지방이양 문제 역시 정부 각 부처와 국회 각 상임위의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고 일괄하여 처리하는 ‘지방이양 일괄법’(안)도 추진되는 등 기존 패러다임의 전환이 수반되는 실질적인 조치들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삶의 근본적 변화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방선거는 이런 변화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시켜 줄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다. 늘어난 예산을 집행할 단체장과 이들의 행정을 감시할 지방의원들이 누가 되느냐는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방정치가 중앙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일 수는 없지만 지방행정은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갖고 있다. 지방자치, 지방행정을 제대로 이끌고 감시할 적임자들을 뽑아야 내 삶이 더 나아질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자질 없는 후보가 선출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지방자치 일꾼을 뽑는 6·13 지방선거에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최상명 우석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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