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지지율 ○○%” 가짜 여론조사 ‘선거판 현혹’ 기사의 사진
셀프 온라인 설문조사 등장… SNS 통해 지인들에게 거짓 답변 방법 안내하기도
여심위, 지난달까지 조사기준 위반 116건 조치… 벌써 6회 지방선거 추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엉터리 여론조사 주의보’가 내려졌다. 선거 여론조사 결과 조작을 위해 가족 또는 운동원들을 동원해 거짓 응답을 하도록 하는 것이 ‘고전적’ 수법이었다면 최근에는 SNS를 통해 신분을 속이는 응답 요령을 안내하는 수법도 유행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셀프 온라인 설문조사’도 등장했다. A정당의 수도권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B씨는 경선 과정에서 구글의 무료 웹오피스 프로그램인 ‘구글 독스’로 교통정책에 대한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는 ‘현 시장의 교통정책에 불만이 많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지역 언론 등 33개 언론사에 자료로 배포했다. 정책 개발을 위한 여론조사도 후보자나 정당 이름이 포함되면 지역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신고해야 하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B씨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카카오톡 메신저나 네이버 밴드 등 SNS를 통해 성별, 연령, 권리당원 여부를 거짓으로 답변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도 최근 자주 적발되는 방식이다. 지인들에게 각종 여론조사에 거짓으로 답변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SNS는 공표할 수 없는 여론조사 결과가 유통되는 주요 경로이기도 하다.

공직선거법은 공표나 보도 목적의 여론조사의 경우 조사기관과 조사방법 등을 엄격히 규제한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되지 않은 여론조사 업체의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게 하는 식이다. 하지만 일부 예비후보는 단순한 참고용 또는 내부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인들이 모인 단체 메신저를 통해 유포하는 경우가 많다. 보도되는 여론조사와 달리 실제로는 승산이 있다고 지지자들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SNS를 통해 널리 유포될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외부 기관이 최초 유포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여심위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11월부터 5월 31일까지 7개월간 공직선거법 및 선거 여론조사 기준 위반을 적발한 건수는 116건에 달한다. 이 중 20건은 검찰 또는 경찰 고발, 3건은 수사의뢰, 7건은 과태료 처분, 59건은 경고, 27건은 준수 촉구였다. 2014년 지방선거에선 고발 21건, 수사의뢰 5건, 과태료 4건, 경고 60건, 준수 촉구 5건으로 전체 95건이 조치됐다. 지난해 19대 대선 때는 고발 4건, 과태료 4건, 경고 32건, 준수 촉구 30건으로 모두 70건이었다. 아직 진행 중인데도 이번 지방선거 적발 건수는 이미 2014년 지방선거나 19대 대선 조치 건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여심위는 무분별한 선거 여론조사를 막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여론조사 업체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려면 여심위의 등록 요건을 갖춘 뒤 여심위의 기준에 맞는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31일 기준으로 모두 79곳의 여론조사 업체가 등록돼 있지만 이 가운데 일부 업체는 선관위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여심위 관계자는 “등록제로 전환된 뒤 과거 기승하던 ‘떴다방’ 식의 무분별한 여론조사 업체가 많이 사라졌다”면서도 “심의 기준이 높아지고 모니터링 능력도 강화되면서 전체 조치 건수는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판 신재희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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