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마다 표심 흔들던 TV토론, 이번엔 싸늘한 반응 왜? 기사의 사진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조희연 박선영 조영달 후보(왼쪽부터)가 4일 서울 마포구 MBC 사옥에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예년과 달리 TV토론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사진기자단
여당의 독주가 가장 큰 이유… 소통 채널 많아져 TV 파급력 ↓
네거티브 난무에 관심 낮아져… 모호한 ‘참석 기준’도 한몫


6월 지방선거가 5일 기준으로 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보자 TV토론이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곳곳에서 TV토론이 무산되거나 후보자들이 불참을 선언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TV토론이 더 이상 후보의 마음도, 유권자의 마음도 흔들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TV토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여당의 독주’가 꼽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유권자의 관심이 떨어졌고, 민주당 후보들도 TV토론에 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광주시장 선거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법정 토론회를 제외한 방송사 주관 토론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이용섭 민주당 후보는 물리적인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법정 토론회에만 참석하겠다는 입장이다.

야권 후보들과 시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TV토론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보장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검증 절차”라며 “쩨쩨하고 오만한 자세”라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도 “유력한 민주당 후보들이 TV토론에 불참하거나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 인터뷰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광역단체장 후보 캠프는 내부적으로 언론 인터뷰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캠프 측은 일정이 많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언론의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TV토론 자체의 파급력이 약화된 측면도 있다. 과거에는 TV 매체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컸고, TV토론 집중도도 높았다. 하지만 이제는 후보가 유권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채널 자체가 많아졌다. 한 캠프 관계자는 “굳이 토론회에 나가지 않더라도 후보를 보고 싶어 하는 유권자들에게 후보의 일거수일투족과 목소리를 중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각 캠프는 자체 SNS 계정에서 선거 유세 장면을 경쟁적으로 중계하고 있다.

TV토론이 어렵게 성사되더라도 유권자들의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경기지사 후보 TV토론은 네거티브만 난무했고, 지난달 30일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토론도 미세먼지에 대한 책임 공방만 벌였다는 평가다. 특히 경기지사 후보 TV토론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제기됐고, 인신공격성 발언도 난무했다. 수준 낮은 TV토론이 유권자들의 TV토론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내 5당 체제가 되면서 토론회 참석 기준도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4일과 5일로 예정됐던 JTBC의 경기지사·서울시장 후보 TV토론이 모두 취소됐다. TV토론에 초청받지 못한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와 정의당이 토론회 참석 기준을 강하게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TV토론 무산 사태에 우려를 표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선거에 대한 관심도는 낮지만 투표율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TV토론은 유권자들이 각 후보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선명하게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책임 있는 선거를 위해서는 적절한 횟수의 TV토론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 기간 중 최소 1회 이상 TV토론을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지사 후보 TV토론은 5일, 서울시장 후보 TV토론은 7일 열린다. 서울·경기 등 5개 지역 교육감 후보들의 법정 TV토론은 4일 진행됐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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