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대칭성과 비행기 창 기사의 사진
비행기 창
논리학에 ‘균질한 끈은 끊어지지 않는다’라는 공리가 있다. 끈을 잡아당길 때 끊어지는 이유는 끊긴 데가 다른 부분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얇은 끈이라도 전체적으로 균일하다면 약한 부위가 없으니 끊어지지 않는다. 계란을 손으로 감싸고 고르게 쥐면 아무리 강한 힘을 주더라도 깨기 힘든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껍데기가 고르고 균일해서 동일한 힘을 가한다면 깨질 데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과학으로 해석하면 대칭성의 원리다. 끈이 균질하다는 것은 ‘병진 대칭성을 만족한다’는 의미다. 끈의 어느 곳으로 이동해도 굵기, 세기 등이 똑같다는 뜻이다.

대칭성이 깨질 때는 상태의 변화가 발생한다. 순수한 수증기로 이루어진 구름에서 빗방울이 생기려면 습도가 400% 정도 돼야 한다. 하지만 습도 100% 정도의 구름에 드라이아이스나 요오드화은 같은 구름씨를 뿌리면 응결핵으로 작용하여 빗방울이 쉽게 형성된다. 구름씨가 구름의 균질한 대칭성을 깬 결과다. 망망대해에 있는 섬에서 비나 눈이 많이 내리는 현상도 같은 원리다. 바다를 지나는 구름은 어느 곳에서나 조건이 비슷하기 때문에 습기를 머금은 채 진행한다. 하지만 섬을 만나면 기류의 변화로 섬과 접촉한 부분의 대칭성이 깨지면서 빗방울 응결이 쉬워진다. 한라산 고산지대에 강우량이 많은 이유다.

지난주 여행길에 비행기 창을 바라보니 여기도 대칭성이 적용되었다. 네모난 자동차 창문과 달리 비행기 창은 네 구석 모두 동그란 모양이다. 초창기 비행기 폭발 사고와 관련 있다. 10㎞의 높은 운항 고도에서 비행기 외부는 0.3기압 이하다. 비행기 내부는 약 1기압을 유지하므로 비행기 내부와 외부의 기압 차이에 따른 응력이 비행기 창에 가해진다. 초기 비행기 창은 네모났는데 응력이 모서리에 집중되었고 창이 깨지면서 폭발 사고도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창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응력이 고루 분산돼 안정된 운항이 가능해졌다.

이남영 칼럼니스트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