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희의 음식이야기] 라면의 유래 기사의 사진
최초의 삼양라면
우리가 즐겨 먹는 라면은 본래 면발이 가는 중국 북방의 ‘납면(拉麵)’이라 불리는 국수였다. 납면은 ‘끌어당겨 만든 면’이라는 뜻으로, 칼로 자르지 않고 손으로 길게 뽑아낸 것을 말한다. 이른바 수타국수다. 1870년대 일본에 들어온 중국인들이 노점에서 납면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 납면의 일본식 발음이 라멘이다. 닭뼈나 멸치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중화면’이라는 국수를 말아먹는 음식이었다. 이러한 국수가 튀김 면으로 바뀐 데는 사연이 있다. 일본 전체가 굶주림에 시달리던 당시인 1958년 ‘안도 모모후쿠’라는 사업가가 식량난으로부터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방안을 찾다가 구호물자 밀가루로 면발이 굵은 튀긴 면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인류의 배고픔을 다소라도 줄이는 데 기여하기 위해 국내외 업체가 자유롭게 생산할 수 있도록 라면의 제조 특허 독점을 포기했다. 면발이 꼬불꼬불한 이유는 작은 봉지에 긴 면발을 넣으려면 최대한 꼬불꼬불 뭉쳐 있는 게 좋다. 라면 한 가닥 길이는 약 65㎝로 한 봉지 면발의 총길이는 50m나 된다. 또 꼬불꼬불하면 면이 잘 부서지지 않고 쫄깃쫄깃해 맛도 더 좋다.

1960년대 초 전중윤 삼양식품 사장이 남대문시장에서 사람들이 꿀꿀이죽을 사 먹기 위해 줄 서 있는 것을 보고 무엇보다 식량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일본에서 라면을 먹어본 경험이 있던 그는 라면이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5만 달러를 정부로부터 빌려 일본의 라면 제조 기술과 기계를 도입했다. 1963년 라면이 처음 생산되던 당시엔 하얀 국물 맛이 밋밋해 사람들이 외면했다. 그러던 것이 한국인 입맛에 맞추어 맵고 짠 양념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라면으로 재탄생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세계 최고다. 5일에 한 번, 1년에 73번 출출한 배를 채워준다. 라면은 조리가 쉽고 유통기간이 길어 전 세계에서 연간 1000억개가 소비된다고 한다.

세종대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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