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강주화] 우리 동네 ‘홍반장’ 찾기 기사의 사진
한국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에는 동네 어디에선가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나타나 처리하는 동네 반장 홍두식이 등장한다. ‘홍반장’이 하는 일은 동네의 온갖 민원과 고충 해결이다. 모레 있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홍반장’처럼 우리가 사는 마을이나 도시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일꾼을 뽑는 선거다.

임박한 북·미 정상회담으로 선거에 대한 주목도가 평소보다 낮기 때문에 우리가 더 관심을 갖고 투표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우리가 사는 곳에 출마한 후보자를 확인하고 공약을 살펴보면 동네 일꾼을 찾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실제 이번 선거는 여느 때보다 여성이나 청년 후보가 많이 나와 신선한 공약도 많다.

며칠 전 출근길에 한 중년 신사가 내미는 명함을 받고 선관위 홈페이지를 찾게 됐다. 그 신사는 “이번 선거에 나온 제 집사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선거용 명함을 내밀었다. 이번에 구청장으로 출마한 아내를 위한 선거 운동이었다. 남성 정치인이 압도적 다수라는 걸 떠올려보니 쉽게 경험하기 힘든 경우다.

호기심에 해당 후보의 공약을 살펴봤다. 초등학교 주변에 어린이보호구역을 늘리고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한다는 공약이 눈에 띄었다. 횡단보도에 LED 안전표지판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더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게 하고 미세먼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야외활동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여성 후보에게는 이런 생활 밀착형 공약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약이 많았다. 한 여성 구의원 후보는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보도 턱을 낮추는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는 여성 후보자가 전체의 25%(2349명)를 차지한다. 아직 절반엔 미치진 못하지만 직전 선거에 비하면 10%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여성 후보자 비율이 2%(325명)에 불과했다는 걸 상기하면 상당히 고무적이다.

젊은 후보들은 사회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30대 초반 후보는 공공임대주택 30% 이상을 청년들에게 할당하는 정책을 내세웠다. 20대 후반 여성 후보는 시와 사업계약을 맺는 모든 업체 등에 성평등 이행각서를 제출받겠다고 공약했다. 이런 다양한 공약을 비교한 뒤 우리 동네 ‘홍반장’을 뽑는 일은 의외로 재미있고 보람도 있어 보인다.

강주화 차장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