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편견·차별없는 아름다운 무대 15년째

장애인-비장애인 문화예술 안에서 하나 된 ‘밀알콘서트’

[현장] 편견·차별없는 아름다운 무대 15년째 기사의 사진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선씨(오른쪽)가 8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개최된 제15회 밀알콘서트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양고운, 카이로스앙상블, 세종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펼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모든 것이 하나였다. 공연장을 향해 함께 내딛는 걸음, 나란히 앉아 무대를 바라보는 시선, 아름다운 선율로 공간을 채우는 협연, 서로를 위한 박수와 격려까지 장애와 비장애를 갈라놓을 틈은 없었다. 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밀알콘서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하나됨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축제의 장이었다.

콘서트장 입구는 공연 시작 전부터 분주했다. 지하철 어린이대공원역 6번 출구로부터 직선으로 불과 20여m 떨어진 곳이지만 콘서트 현장으로 이동하는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봉사자들은 쉴 새 없이 같은 동선을 오갔다. 계단 한편엔 휠체어장애인들을 위한 간이 경사로가 마련됐다. 땡볕에서 휠체어를 밀며 경사로를 오르던 한 봉사자는 “오랜만에 나들이에 나선 장애인과 가족들의 미소를 보면 피로가 싹 가신다”며 턱밑까지 흐른 땀을 닦았다.

1900여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맞은 건 두 아나운서였다. 김나연(연합뉴스TV) 아나운서와 시각장애인 아나운서인 이창훈 전 KBS 아나운서다. 핀 조명 안 두 사람 곁엔 수화통역사가 함께 했다. 15년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하나 됨을 추구해온 밀알콘서트의 현장 분위기다.

이날 공연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조화를 이룬 수준 높은 무대가 이어졌다. 대뇌의 70%, 소뇌의 90%를 절제하고도 수백 곡을 외워 성악가의 꿈을 이룬 박모세씨와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선씨가 카이로스앙상블, 세종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감동을 전했다. 오케스트라 단원 51명 중에는 발달장애 첼리스트 차지우군과 허주희양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콘서트에서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도 박수가 터져 나오며 특별함을 더했다. 박씨가 어머니 조영애씨와 종종걸음으로 무대를 내려가는 모습, 바이올리니스트 양고운이 김씨와 자매처럼 팔짱을 끼고 인사하는 장면, 뮤지컬 배우 남경주가 부르는 ‘마법의 성’ 노래를 괴성을 지르며 따라 부르는 관객 등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는 “밀알콘서트는 세상의 편견과 차별로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이 모든 삶의 영역에서 비장애인과 완전한 사회통합을 꿈꾸는 음악회”라며 “음악으로 장애인과 하나 되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동참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콘서트를 통해 마련된 후원금은 장애인 직업재활을 위해 운영하는 ‘굿윌스토어’ 건립, ‘노인복지주택’ 설립지원 등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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