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피플] 마블사의 유일한 한국계 비주얼 개발 총괄책임자 앤디 박

“캐릭터 만들기도 힘든데 하나님의 창조는 경이롭죠”

[미션&피플] 마블사의 유일한 한국계 비주얼 개발 총괄책임자 앤디 박 기사의 사진
미국 마블 스튜디오의 비주얼 개발 총괄책임자 앤디 박이 지난 8일 서울 강동구의 한 카페에서 크리스천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앤디 박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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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과학으로 무장한 ‘아이언맨’이 레이저빔을 쏘며 악당을 물리치고 거대괴수 ‘헐크’가 지구로부터 몇 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천둥의 신 ‘토르’와 대결을 벌이는 모습은 더 이상 2D로 그려진 만화책에 갇혀 있지 않다. 기상천외한 능력을 가진 영웅들이 스크린 위에 펼쳐 놓는 영상은 대중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선보인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초현실적 세계에 놀란 관객들은 동시에 궁금증을 느낀다. ‘도대체 저 등장인물들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지난 8일 서울 강동구의 한 교회 카페에서 만난 앤디 박(Andy Park·43)에게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영화 ‘어벤져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시리즈의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의 비주얼 개발 총괄책임자(Visual Development Supervisor)이다. 그의 손끝에서 영화 속 히어로들이 어떤 의상을 착용하고 어떤 무기를 선보일지 결정된다.

“저는 캐릭터 공장장인 셈이죠(웃음). 마블의 비주얼 아티스트팀은 문자와 평면적인 그림을 입체적으로 시각화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시리즈로 제작돼 여러 편에 출연하는 캐릭터의 경우 전편과 이질감이 없으면서도 색다른 특징을 가미해야 하죠. 새 캐릭터를 만드는 것보다 캐릭터를 재창조하는 게 훨씬 힘들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앤디 박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저’ ‘토르: 라그나로크’ 등 주요 작품의 엔딩 크레디트에서 비주얼 분야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천문학적인 제작비와 전 세계 영화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뽐내는 제작사의 유일한 한국계 아티스트다. 그는 “작업하는 순간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라 생각하고 임한다”며 “동시에 크리스천 아티스트로서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펜을 잡는다”고 전했다.

그가 꼽은 신앙 멘토는 아버지 박수웅(남가주 펠로십교회) 사역장로다. 1973년 미국 롱아일랜드에서 이민 생활을 시작한 박 장로는 3남매와 함께 매일 저녁 가정예배를 드리며 신앙을 다졌다. 앤디 박은 “아버지께선 예배 때마다 ‘세상에서 성공하더라도 하나님이 없으면 빈 깡통과 같다’고 강조하셨다”며 “가족들의 가슴에 ‘모든 것에 앞서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3)는 말씀이 새겨져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5살 때부터 미술에 소질을 보였던 소년은 마블에서 출간한 만화책을 끼고 다니며 주인공들을 따라 그렸다. 고등학교 때부턴 본격적으로 만화가의 꿈을 품었고 대학 1학년 때는 한 프로덕션으로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만화가로서의 일을 시작했다. 앤디 박은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에 새로운 호기심을 더하고 영역을 넓혀가면서 아티스트로서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할리우드는 자본주의의 정점을 보여주는 세계다. 그만큼 우상에 노출되거나 비성경적 세계관에 빠지기도 쉽다. 앤디 박은 “이 또한 세상이 주는 도전”이라고 했다.

“하나님을 향한 확고한 믿음. 그 하나면 충분합니다. 최고의 아티스트인 하나님을 닮아가는 과정 자체가 제겐 행복입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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