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단축 가이드라인 추상적… 현장 혼란 불가피 기사의 사진
정부가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시행을 20일 앞두고 뒤늦게 가이드북을 만들어 일선 관청과 민간 기업에 배포했다. 하지만 이 가이드라인 역시 추상적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구체적 사안에서 불거지는 현장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11일 근로시간 단축제도 안착을 위한 ‘노동시간 단축 가이드’ 책자를 제작해 배포했다. 기존 주 68시간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면서 어디까지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야 하는지가 주요 이슈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냈다. 예를 들어 하루 15시간씩 1주일에 3일을 근무한 근로자의 경우 주 45시간을 일했지만 법 위반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은 1일 8시간을 근로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초과하는 연장근로시간을 12시간으로 제한한다. 이 근로자는 연장근로시간이 21시간에 달해 1주 연장한도 12시간을 초과하게 된다.

휴게시간과 대기시간, 교육시간, 출장시간, 거래처 접대, 워크숍, 세미나 등을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기준도 내놓았다. 그동안 축적된 법원 판례와 행정 해석을 기반으로 한다. 가이드북에 담기지 않은 이 내용은 고용부 홈페이지에 게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장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정부가 내놓은 가이드라인 자체가 추상적이다. 예를 들어 거래처 직원을 접대하는 경우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에 대해 정부는 ‘사용자의 지시·승인 여부, 업무수행과의 관련성 여부 등에 따라 근로시간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다양한 다툼과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기준이다.

이에 대해 고용부 김왕 근로기준정책관은 “근로시간 여부를 판단할 때 각 사례는 굉장히 다양한 요소를 그 안에 품고 있다”며 “이를 판단하기 굉장히 어렵고 정부가 일률적 기준이나 지침을 제시한다는 게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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