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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의 기적] 내전·가뭄·굶주림의 땅… 다시 희망이 자란다

<4> 우간다 키지란품비 사업장을 가다

[밀알의 기적] 내전·가뭄·굶주림의 땅… 다시 희망이 자란다 기사의 사진
우간다 호이마 키지란품비 지역의 한 여인이 지난달 31일 자신의 아이에게 한국 월드비전이 제공한 이유식을 먹이고 있다. 키지란품비(우간다)=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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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동부 내륙의 우간다는 ‘아프리카의 진주’라고 불릴 만큼 좋은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오랜 내전과 경기침체, 가뭄으로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는 나라다.

지난달 27∼1일 ‘한국 월드비전 2018년 우간다 모니터링팀’(단장 정성진 목사)이 방문한 호이마 키지란품비 지역은 우간다에서도 가장 빈곤한 지역 중 하나였다. 수도 캄팔라에서 서쪽으로 약 256㎞ 거리에 있는 산악지역으로 대부분의 주민들이 농업과 목축업에 종사한다.

우간다 월드비전에 따르면 이곳 43개 마을 4400여 가구 주민 2만5000여명은 옥수수 바나나 가축 등을 팔아 생계를 잇고 있다. 하지만 전통농법에 의존해 생산성이 낮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난은 아동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아동들은 문화시설이 없어 여가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경우가 많다. 식수 부족과 미비한 위생시설 때문에 수인성 질병, 영양결핍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남아선호 사상과 초혼 풍습으로 여성의 인권이 열악하다.

지난달 28일 만난 임산부 저스틴(32)씨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3개월 전 병원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사망했다. 6명의 아이들이 부양가족이다. 멸치 말린 것을 팔아 겨우 입에 풀칠한다. 하지만 자식을 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장례식 부의금으로 작은 땅을 매입했다. 땅에다 집을 짓겠다고 말한 그녀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 생각이다.

돌을 갓 지난 다니엘은 지난주 영양실조 상태로 발견됐다. 하지만 월드비전과 지역보건소가 제공하는 이유식을 먹고 기력을 조금 회복했다. 다니엘의 엄마는 생후 6개월 즈음에 집을 나가 할머니가 힘겹게 키우는 실정이다.

우간다 월드비전은 2007년부터 이곳에서 한국 월드비전의 후원으로 생계지원 및 지역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가정의 식량생산 및 농업생산성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아동의 영양상태 개선을 돕고 있다. 또한 자연자원의 관리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며 농업이 미래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바이오가스, 태양에너지 사용, 유기농법 훈련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저축훈련을 통해 재무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소액대출 등의 금융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제빵, 미용 등의 기술교육을 통해 소득원을 다양화한다.

교육사업도 활발하다. 형편이 어려운 아동의 학비를 지원하고, 낡은 학교와 기숙사 건물을 신축하거나 개보수해주고 있다. 깨끗한 물을 마시게 하는 것도 월드비전의 중요한 사역 중 하나다.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하고, 지역 내 보건소를 건립해 아동들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빈곤아동을 위해 월드비전 후원자와 결연을 지원한다. 지역개발사업의 목표는 후원아동뿐 아니라 지역 내 다른 아동의 삶도 개선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 후원 프로그램을 통해 후원자들이 아동들의 필요와 가난을 더 잘 이해하고 미래의 희망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우간다 모니터링팀의 단장인 정성진(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 목사는 결연을 맺은 초등학교를 찾아 학용품과 축구공, 과자 등을 선물했다. 빙그레 웃는 아이들에게서 우간다의 미래를 봤다는 정 목사는 “후원아동들과 첫 만남이었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아이처럼 반가웠다. 기도를 해 주었고 다시 오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월드비전 선교센터 본부장 김희수 목사도 “고기를 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며 마을 주민들의 자립을 유도해 보기 좋았다”며 모니터링 소감을 밝혔다.

우간다의 아동들은 한국의 후원자로부터 받는 편지 한 통에서도 큰 용기를 얻는다. 모니카(12)양은 “한국 후원자께 편지를 받으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열심히 공부해 우간다의 미래를 이끌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했다. 에레구 알버트 데이비드 우간다 월드비전 지역개발사업장 책임자는 “아직도 가난에 허덕이는 우간다 주민을 위해 한국교회의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했다.

▒ 국제 월드비전은 어떤 단체인가
한국전쟁 고아 돕기 위해 설립
세계 최대 NGO 중 하나


국제 월드비전(World Vision International)은 6·25전쟁으로 고통받는 고아들을 돕기 위해 당시 선교사 겸 종군기자인 밥 피어스(1914∼1978) 목사가 서울 영락교회 한경직(1902∼2000) 목사와 함께 1950년 설립한 단체다.

이 단체의 비전은 ‘모든 어린이가 풍성한 삶을 누리는 것이며, 모든 사람들이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구호 NGO 중 하나로, 지난해 말 현재 100여개국 파트너십 전체 예산(모금액)은 27억6000만 달러(2조9670억원)이다.

초기 월드비전의 활동은 부모를 잃은 어린이를 위한 고아원, 모자원 등의 설립을 지원했다. 이후 이들의 교육과 신앙, 의료 분야에 도움을 제공했다. 특히 54년 대구동산병원에 아동병원 설립을 시작으로 80년까지 54만명의 아동과 영세가정을 도왔고 비슷한 시기에 42만명의 한센병 환자를 치료했다. 74년에는 경기도 성남사회복지관을 만들어 영세민 지원 사업을, 81년부터는 농어촌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월드비전은 기독교정신으로 운영하지만 타 종교도 존중한다. 특히 개종을 전제로 구호활동을 하지 않는다. 세계 각지의 다양한 종교지도자와 협력해 종교는 물론 사회 문화·성별 등에 대한 어떠한 차별도 없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헌신, 인간존중 정신, 청지기 의식, 동역자 정신, 그리고 사회의 어려움에 대한 민감한 응답 등이 핵심가치다.

한국 월드비전은 91년부터 국제본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경제적으로 자립했다. 모금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사업을 수행했다. 북한지원 사업도 전개했다. 또한 정부로부터 지역사회복지관을 위탁받아 운영하기도 했다.

한국 월드비전은 최근 ‘어린이가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동옹호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빈곤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동유럽, 남미 국가 등에 진출해 40개국 375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키지란품비(우간다)=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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