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2박3일 동안 싱가포르에 머물렀다. 어린 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자본주의 세계를 경험했다. 집권 이후 직접 경험한 외국이라고는 올해 두 차례 방문한 중국이 전부였던 그에게 즐비한 고층건물과 깨끗한 환경으로 상징되는 싱가포르는 또 다른 신세계였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싱가포르 명소들을 둘러봤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가 듣던 바대로 깨끗하고 아름다우며 건물마다 특색이 있다.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싱가포르의 훌륭한 지식과 경험들을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의 발전상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은 듯하다. 당장 1인당 국민소득이 5만 달러가 넘는 싱가포르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북한도 싱가포르처럼 될 수 있다는 다짐을 되새기는 기회가 됐겠다.

싱가포르는 차치하고라도 중국이 미국에 이어 G2 반열에 오를 수 있던 것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책 덕분이었다. 북한이 여태껏 끼니 걱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세계의 흐름을 외면한 채 케케묵은 고립주의 노선을 고수한 탓이다. 김 위원장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은둔의 지도자였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북한의 번영은 물론 체제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잡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명소들을 둘러보면서 셀카를 찍고, 관광객에게 손인사도 했다.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결코 맛보지 못했을 새로운 경험이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자리할 기틀은 마련됐다. 상황 변화에 걸맞게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북한 내부에 적용해야 한다. 개혁·개방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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