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교회 재산갈취·가정파탄 표현, 명예훼손 아냐”

“하나님의교회 재산갈취·가정파탄 표현, 명예훼손 아냐” 기사의 사진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 탈퇴자인 강모씨와 조모씨가 2014년 3월 경기도 성남 야탑역 부근에 설치한 피켓. ‘하나님의교회가 재산을 갈취하고 가정파탄·이혼을 조장했다’는 취지의 표현이 들어있다. 국민일보DB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가 재산을 갈취하고 가정파탄, 이혼을 조장했다’는 취지의 표현이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제19민사부(부장판사 고의영)는 “하나님의교회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탈퇴자 2명을 상대로 제기한 2억48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하나님의교회 탈퇴자인 강모, 조모씨는 2014년 2∼8월 하나님의교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피켓 등을 들고 역 광장과 도로변, 하나님의교회 주변에서 확성기를 이용해 124회 발언했다. 이때 강씨와 조씨는 하나님의교회가 십일조를 안 내면 저주를 받는다고 가르쳐 재산을 갈취했으며, 하나님의교회에 나가지 못하게 하는 남편을 마귀로 가르쳐 이혼과 가정파탄을 조장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하나님의교회는 이에 대해 탈퇴자 2명이 비방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거액의 위자료를 청구했지만 지난해 11월 1심에서 기각됐다. 하나님의교회는 항소했으나 이번 2심에서도 또다시 기각됐다.

재판부는 “하나님의교회는 1962년쯤 안상홍이 창설한 종교단체로, 안상홍을 하나님으로 장길자를 영적 어머니로 믿고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킨다”면서 “1985년쯤 안상홍이 사망한 후에는 김주철을 총회장으로 하여 계속적인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님의교회는 1988년, 1999년, 2012년쯤 시한부종말론을 제시해 여러 기독교 단체로부터 이단 지정을 받은 바 있다”면서 “일부 신도들이 과도한 종교 활동과 헌금 등의 문제로 심한 가정불화가 발생했고 이혼까지 이른 사례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은 탈퇴자들의 시위가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종교비판의 자유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하나님의교회 규모나 선교 및 봉사활동, 교리 내용 등에 비춰보면 안상홍이나 장길자, 교회에 관한 사실은 내부 영역을 벗어나 공적인 사실에 해당된다”면서 “하나님의교회에 대한 의문·의혹에 대해서는 그 개연성이 있는 한 공개토론을 위한 문제 제기가 광범위하게 허용돼야 하기에 시위 행위에 공익적 목적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탈퇴자들의 시위 내용은 하나님의교회 교리 중 일부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하나님의교회 신도나 일반인들의 주의를 촉구하는 것”이라며 “이는 자신들의 신앙적 관점에 근거한 종교적 비판활동”이라고 판시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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