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슈·정책·단일화 ‘3無 선거’… 막말·네거티브 얼룩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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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막말과 네거티브, 고소·고발만 남긴 채 막을 내리게 됐다. 지방 이슈나 여야의 정책 대결은 선거 초반부터 실종됐고, 야당의 단골 선거 전략인 후보 단일화도 이번 선거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17명의 광역자치단체장과 226명의 기초단체장이 선출된다. 하지만 지방의 주요 현안은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정치 이벤트가 각각 선거 초반과 막판에 진행된 데다 ‘드루킹 사건’ 등을 놓고 벌어진 여야 간 정쟁이 유권자의 시선을 독점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최대 현안인 미세먼지 대책을 놓고도 주요 후보들은 ‘공기청정기 설치’ ‘인접 시·도와 협업’ 등의 공약만 내놓았을 뿐 제대로 된 토론조차 벌이지 않았다.

정책 대결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치러진 2014년 지방선거 때는 안전 문제를 놓고 여야가 치열하게 경쟁했다. 2010년 지방선거는 무상급식 문제로 전국이 들썩였다. 하지만 올해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평화 훼방꾼’ 자유한국당을 심판해 달라”는 메시지만 반복했다. 보수야당도 초반엔 ‘위장평화쇼’로 안보 이슈에 집중하다 북·미 정상회담이 본궤도에 이르자 ‘문재인정부 경제실정 심판론’으로 선회했다.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역사상 유례없는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졌는데 이보다 더 큰 선거 이슈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된 야권 후보 단일화도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맞붙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김문수 한국당 후보는 끝까지 서로에게 양보만 요구하다 단일화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올해 선거는 판세가 이미 민주당에 쏠렸기 때문에 단일화 효과를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지방 현안, 정책 대결, 단일화가 사라진 자리는 막말과 네거티브, 고소·고발이 채웠다. 이번 선거의 대표 막말은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으로 가고, 망하면 인천으로 간다)이었다. 발언자인 정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했지만 한국당은 수도권 선거 악재 돌출에 전전긍긍해야 했다.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역대급 네거티브전이 벌어졌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지난달 29일 첫 TV토론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향해 ‘김부선 스캔들’을 공식 제기하고, 과거 이 후보와의 관계를 부인했던 김부선씨가 스캔들을 인정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앞서 남경필 한국당 후보와 한국당은 이 후보와 형수 간 ‘욕설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남 후보의 ‘제주도 땅투기’ 의혹 등을 제기하며 맞불을 놨지만 스캔들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논란과 스캔들 문제로 당내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도 거센 공격을 받기도 했다. 제주지사 선거에서는 ‘공짜 골프’ 논란으로 원희룡 무소속 후보와 문대림 민주당 후보 간 형사고발전이 벌어졌다. 부산에서는 서병수 한국당 후보가 오거돈 민주당 후보의 건강이상설을 제기, 오 후보가 자신의 건강검진 기록을 공개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무분별한 네거티브가 계속되면서 고소·고발도 난무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248건을 고발하고 43건은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또 각 후보 캠프에 내린 경고는 1600여건에 달했다.

최승욱 신재희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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