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 남용’ 다시 공 받은 김명수 대법원장 기사의 사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후속 조치를 고민 중인 김명수 대법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평소와 달리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병주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12일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관련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대법관 회의를 열었다. 지난 2주간 각급 법원 판사회의와 전국 법원장 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을 거쳐 내부 의견수렴 절차의 마지막 단계에 이른 것이다. 김 대법원장이 6·13 지방선거 이후인 14일이나 15일쯤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대법원장은 오후 4시부터 2시간20분가량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한 대법관 13명과 비공식 간담회를 진행했다. 대법관들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후속 조치를 두고는 의견이 나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대법관은 수사 의뢰나 고발 등의 형사 조치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고 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김 대법원장은 법관대표회의 이후 현안과 관련해 대법관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었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대법관들은 사법부의 현 상황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고 김 대법원장은 이런 의견을 경청했다”고 전했다. 대법관 의견 청취를 끝으로 김 대법원장은 후속 방안을 놓고 심사숙고에 들어갔다.

법원 안팎에선 대법원이 공식적으로 형사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KTX 해고 승무원 등 옛 행정처 문건에 등장하는 사건 당사자들은 연이어 고발장을 접수하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11일 판사 115명이 집결한 법관대표회의에서도 “형사 절차를 포함한 성역 없는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의결했다. 하지만 명시적인 고발 등을 요구하지 않아 김 대법원장의 선택 범위를 넓혀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현재 검찰은 사법부 차원의 명확한 수사 요청이 없는 한 본격 수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법원에선 고위 법관들은 물론 소장 판사들도 “대법원장이 직접 고발하는 건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반면 대법원 앞에서 농성 시위 중인 법률가들은 전날 법관대표회의에서 형사 조치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것을 비판하며 “김 대법원장은 고발, 수사의뢰 등 적극적 형사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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