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또 “THE BUCK STOPS HERE”… 홍준표 결국 사퇴? 기사의 사진
사진=뉴시스
그동안 “6곳 못 얻으면 사퇴” 오늘 최고위원회의서 입장 표명
일각선 조기 전당대회 출마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3일 지방선거의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 직후 페이스북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라는 네 단어의 의미심장한 영어 문장을 올렸다.

이 문장은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써놓았던 문구로 유명하다. 출구조사 결과처럼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암시한 것이다. 홍 대표는 선거기간 내내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6곳 이상 이기지 못하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홍 대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 영어 표현으로 자신의 심경을 대변해 왔다. 지난 2011년 12월 한나라당 대표 시절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등 최고위원들이 당 쇄신을 요구하며 ‘줄사퇴’로 퇴진을 압박하자 이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당시에는 사퇴 거부 의사를 표명하면서 이 표현을 썼다. 홍 대표는 지난해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으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을 때에도 이 표현을 페이스북에 적었다.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따른 보수층 내부 반발을 자신이 감당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한국당 안에서는 지방선거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홍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국당 전·현직 의원과 당협위원장으로 구성된 ‘한국당 재건비상행동’은 성명을 내고 “홍 대표는 ‘당권 농단’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당의 전통과 규정을 무시하며 1인 독재체제를 구축했다. 자유민주주의 정당에서는 감히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전횡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홍준표 체제의 해체를 선언한다. 홍 대표와 당 지도부 전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는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선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참패한 것”이라며 “참패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믿기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개표가 완료되면 거취를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14일 오후 2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할 예정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수도권은 물론이고 홍 대표 자신이 호언장담했던 영남에서도 참패했으니 당대표직을 유지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홍 대표가 당대표직을 사퇴한 뒤 이르면 다음 달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조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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