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욕설 파문 넘어선 이재명… ‘신뢰 회복’ 숙제로 남아 기사의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13일 밤 경기도 수원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손을 들어 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수원=권현구 기자
여배우 스캔들 등 선거 막판 곤욕을 치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이 후보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선거를 뒤흔들 막판 변수로 등장했지만 유권자 표심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후 11시30분 기준(개표율 35.47%) 이 후보의 득표율은 55.22%로 남 후보(36.78%)를 크게 앞섰다.

이 후보는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캠프를 찾아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경기도민의 압도적 지지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소감문을 통해 “마타도어와 흑색선전에 의존하는 낡은 정치를 끝내고 새로운 정치를 열라는 촛불의 명령을 재확인했다”며 “16년 구태 기득권 도정을 끝내고 민주당과 이재명을 선택해주신 도민 여러분의 뜻을 무겁게 받들겠다”고 전했다.

경기지사의 향방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였다. 이 후보는 선거기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남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확산되면서 막판 지지율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논란이었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악의적 발언을 일삼던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 이 후보 아내 김혜경씨라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도 각종 논란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당은 과거에 흐지부지됐던 ‘형수 욕설 파일’을 공개해 민주당 후보 교체를 요구했고,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도 토론회에서 과거 몇 차례 불거졌던 배우 김부선씨와 이 후보 간 밀회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부선씨가 자신의 SNS와 방송을 통해 스캔들을 인정하고, 딸 이미소씨 등 증인이 추가로 등장하며 선거 직전까지 논란은 격화됐다. 작가 공지영씨도 SNS를 통해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을 적극 개진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과정에서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이재명은 사퇴하라’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별다른 대응 없이 ‘의뢰인과 변호인의 관계로 만났을 뿐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민주당 내 지지자 분열, 이 후보에 대한 도민의 신뢰 회복 여부는 당선 뒤에도 남아 있는 숙제다. 일부 친문(친문재인) 성향 지지자들은 일간지 하단 광고에 ‘혜경궁 김씨는 누구입니까’라는 문구를 싣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혜경궁 김씨 수사 촉구 집회’를 여는 등 공개적으로 ‘이재명 비토’ 움직임을 보였다. 이 후보 관련 의혹을 모은 자료집과 친문 당원 8000여명의 ‘이재명 지지 거부’ 서명을 지도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유시민 작가는 한 방송사 개표방송에서 “이 후보에 대한 신임, 신뢰가 많이 훼손된 상태다. 선거 결과가 좋게 나와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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