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용기(容器)이면서 사람의 도량인 ‘그릇’ 기사의 사진
‘밥그륵’ ‘국그륵’처럼 그륵이라고도 불리는 ‘그릇’. 음식이나 물건 따위를 담는 용기입니다. 그릇은 개(낱개), 벌(짝을 이루거나 여러 가지가 모여 갖춰진 한 덩이), 죽(열 벌이나 열 개를 묶은 것)으로 셉니다.

그릇은 어떤 일을 해 나갈 만한 능력이나 도량(度量, 사물을 너그럽게 용납해 처리할 수 있는 넓은 마음과 깊은 생각) 또는 그런 능력이나 도량을 가진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입니다. ‘그는 그런 큰일을 감당할 만한 그릇이 아니야’처럼.

器(기)는 그릇을 대표하는 글자이고 皿(명)도 그릇입니다. 皿은 그릇과 관련된 글자에 들었지요. 盆(물동이 분, 복盆자) 盃(잔 배, 대통령盃) 益(더할 익, 그릇에 음식을 ‘더해’ 쌓은 모양, 다다益선) 등이 있습니다.

盂方則水方(우방즉수방). (임금은 그릇이고 백성은 물이다) ‘그릇이 모나면 물도 모나고’ (그릇이 둥글면 물도 둥글다). 순자(荀子)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盂도 그릇인데, 여기서는 사람의 도량을 표현한 것이지요. 지도자의 자질에 따라 사람들의 삶의 내용이 달라진다는 뜻이겠습니다.

그릇은 현능(賢能, 판단이 현명하고 실행력이 있음)의 급과 그 크기가 비례할 것입니다. 그릇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지요. 갈고 또 닦고 해야 일정한 도량을 갖춘 그릇이 됩니다. 선거가 끝났는데, 그만한 그릇들이 뽑혔나요.

어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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