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19일 단행한 검찰 고위직 인사는 행간 곳곳에 ‘적폐청산’이 녹아 있다. 현 정부 들어 적폐 수사를 주도한 이들이 대거 승진해 요직에 발탁됐다. 선봉에 섰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고 그와 호흡을 맞춘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에 기용돼 ‘윤-윤 라인’을 구축했다. 검찰 주류 세력의 교체가 완결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새로운 진용은 새로운 숙제를 받아들었다. 수사권 조정 등 제도적 변화 속에서 검찰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고질적인 내부의 적폐를 바로잡아야 한다.

대검 참모진은 문찬석 기획조정부장, 권순범 강력부장, 김후곤 공판송무부장, 조남관 과학수사부장 등 신임 검사장들로 채워졌다. 문 부장은 다스 수사를 지휘했고, 조 부장은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를 이끌었으며, 김 부장은 대검 반부패부에서 적폐 수사 실무를 총괄했다. 검찰의 ‘빅2’라는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국장 그리고 핵심 참모진에 적폐청산 지휘부가 포진하게 됐다. 나쁘게 보면 정권에 맞춘 코드인사이고 좋게 보면 인적 교체를 통한 개혁인사인데, 어떤 평가를 받느냐는 이 진용이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난 1년간 이들이 청산한 것은 검찰 외부의 적폐였고, 과거 정권의 적폐였다. 그것을 잘했다고 자평하기에 이런 인사가 이뤄졌을 테다. 하지만 국민의 뇌리에는 못지않게 심각한 ‘검찰의 적폐’가 자리 잡고 있다. 정권을 위해 칼을 휘두른 권력형 검찰, 법조 비리의 근원인 전관예우, 상명하복을 앞세운 수사 통제, 미투 운동을 촉발한 조직문화…. 정부가 수사권을 조정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려는 것도 검찰의 적폐에서 비롯된 일이다. 적폐 수사를 통해 검찰을 움직이는 자리에 선 이들은 이제 검찰 내부의 적폐, 어디선가 싹 트고 있을 현 정권의 적폐에 더욱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 그래야 개혁인사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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