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전보애] 통합사회 과목 안착하려면 기사의 사진
통합사회는 아직 낯설다. 신설과목에다가 통합적인 관점으로,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역량을 가르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도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해 보급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변화는 학교 현장에서 큰 흐름의 물줄기로 시작되고 있는 듯하다.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함께 근무하는 6명의 사회과 선생님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연령뿐만 아니라 전공 교과도 지리, 역사, 윤리, 일반사회로 다양하다. 하지만 가르치는 교과는 통합사회로 같다. 이 학교의 전문적 학습공동체 사회과 동아리 ‘통통수업 만들기’ 선생님들이다. 이날의 소규모연수 주제는 통합사회에서 다양한 학생중심 활동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됐다. 교사 동아리의 총무 역할을 맡고 있는 최모 교사는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하나의 장소나 사건, 하나의 현상을 공간적, 시간적, 사회적, 윤리적 관점 등 다양한 관점에서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해석하고, 수행과제와 채점기준표를 같이 만들어 보는 등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움직임은 통합사회와 통합과학과 같은 통합교과가 학교현장에 불러일으키고 있는 신선한 시도이다. 새로운 시도는 신선한 에너지가 되어 학교 문화를 바꾸고 있다.

그러나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확산과 함께 통합사회가 학교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선행돼야 한다. 첫째, 교원양성기관의 교육과정이 더욱 내실 있게 운영돼야 한다. 단순 통합을 넘어 빅 아이디어(big idea) 중심의 통합, 통섭, 융합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2017년 통합사회를 연계전공으로 승인했고, 교사양성기관에서는 이번 2018학년도 입학생부터 통합사회 교원자격을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학생들이 교원으로 임용돼 학교현장에 배치되는 데에는 최소한 4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현장 교원연수를 통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둘째, 교원연수 프로그램의 변화다. 지식 전달이 아닌 통합적 관점과 학생중심 수업을 경험하고,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필요성과 교사 스스로의 효능감을 체득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에서는 ‘연수 개설’ 자체에만 초점을 두기보다는 ‘연수생들이 무엇을 경험하게 할 것인지’, ‘연수를 이끌어 갈 강사들은 무엇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통합사회의 취지에 부합하는 학생 참여형 수업, 역량 중심의 수업에서 학생의 성장과 성취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에 대한 학계와 현장 교원의 의견 수렴을 통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하나의 정답(a right answer)이 아닌 다양한 좋은 답(good answers)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방법, 학생들이 실제로 갖춘 역량을 평가하는 방법, 성장을 위한 평가 등에 대한 논의로 확장돼야 한다.

통합사회가 학교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 아직 걸어가야 할 길이 멀다. 학교 현장에서는 단원 쪼개기 식으로 통합사회를 운영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동안 분과 학문에 토대해 분절적으로 사회현상을 읽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6∼17년 통합사회 교원 연수에서 전국의 수많은 사회과, 도덕과 교사를 만나면서,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우리의 교실이 바뀌어야 하고, 사회 현상과 문제는 통합적으로 탐구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는 교사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역량을 키우는 수업, 학생의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는 수업을 함께 설계하고 고민하는 선생님들의 열망을 옆에서 지켜보며, 담쟁이의 한 소절이 생각났다.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담쟁이 덩굴이 서로 얽혀 있는 그 찬란한 벽을 고대한다.

전보애 가톨릭관동대 지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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